남궁민, "연기인생 정점 못 찍었다…오늘보다 내일 기대"(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배우 남궁민은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고,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 여유가 생기고, 여러 두려움들이 사라졌다고. 보통은 청춘의 시절에 두려움이 없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반대가 되는데, 신기하게도 남궁민에겐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남궁민은 5일 오전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오충환, 이하 '냄보소') 관련 인터뷰에서 최근 이별한 '냄보소' 속 캐릭터 권재희에게 이별의 말을 전했다.

"재희에겐 미안한 마음이 있다. 16회를 지나오면서 쌓여 있는 감정이 많았고, 뒤에 가서 깊은 걸 풀어주고 싶었는데, 제 롤과 역할에 있어서 그런 것들을 다 참아야 했던 것 같다. 여러 문제로 인해서 많이 참고, 얘기를 다 못 풀었으니까 다음에 형이 좀 더 유명해져서 첫번째 주인공을 해서 네 마음대로 풀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

예전엔 연기적인 자존심과 욕심이 있어서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극도로 신중했다는 남궁민은 지난 2년 간 공백기를 거치면서 많이 성숙해졌다. 예전 자신의 모습과 행동이 조금은 변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예전엔 제의가 들어와도 많이 망설이고,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게 더 연기에 대한 겉멋인 거 같더라. 부자연스럽지 않는 한에선 상업적인 작품이라도 다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예전에 '해피투게더'에 주연배우 네 명이 나가는 캐스팅이 있었는데 저 혼자 나가기 싫다고 해서 배우 세 명이랑 개그맨이 나갔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사장님이 제게 말씀은 안 하셨지만, 얼마나 그러셨겠나. 그 때 사장님 말씀 잘 듣고 했으면 지금 더 잘됐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드니까 겁이 좀 없어졌다. 세월이 계속 가니까 욕심을 내려 놓게 되는 거 같다."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아직 배우로서 정점을 찍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이,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남궁민의 태도였다. "저는 겁이 많이 사라졌다. 보통은 한 번 올라가서 정점을 찍으신 분들은 그러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연기 필모의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아직 찍지 못했는데도, 현재 위치에 있는 것도 신기하다. 올해보단 내년이 나을 거 같고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나을 거 같다. 그래서 겁나는 건 없는 거 같다."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특히 겸손한 말을 전했다. 그는 "내 장점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겠다. 표현을 대놓고 안 하고 세련되게 절제하면서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게 장점이 될 수 있을 거 같긴 하다"고 했다. 특히, "그 놈의 연기는 뭔지 아직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긴 남궁민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배우 남궁민.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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