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거나' 임주환이 엑소 디오에 춤 조언한 사연 (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실제 성격은 모 아니면 도인 것 같아요. 진지할 때는 너무 진지해서 문제고, 또 분위기를 탔을 때는 한없이 장난을 치는 편이고요. 오히려 장난도 정도껏 쳐야하는 데라는 생각이 가끔은 고민이죠."

배우 임주환의 실제모습은 반전이었다. 그는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마음속에 아픈 상처를 안은 채 신율(오연서)과 고려를 얻기 위한 야심을 불태우는 왕욱을 연기했다. 작품을 통해 익숙한 그의 모습은 진지함이 가득했지만, '빛나거나 미치거나' 종영 후 카메라 밖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왕욱 캐릭터만큼은 깔끔하게 이야기가 잘 정리 됐다고 생각해요. 모든 걸 내려놓고 훌훌 떠나는 왕욱의 모습, 신율의 곁을 떠나며 절절하게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포기할 것을 포기하고 떠나는 모습이 더 왕욱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크기를 재단할 수는 없지만 왕소(장혁)만큼이나 초지일관 신율을 향한 순정을 발휘한 것이 왕욱이었다. "파트너와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임주환은 촬영 중 가졌던 우려를 털어놨다.

"왕소보다 더 순정남이었던 건 왕욱이죠. 사실 왕소는 결혼을 두 번 했으니까요.(웃음) 사실 극 초반에는 왕욱이라는 캐릭터가 벌이는 행동이 시청자에게 돌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왜 왕욱이 아버지 왕건을 싫어하게 됐는지, 왕욱은 왜 국혼을 반대하는지, 그러다 어떤 이유로 신율에게 마음을 열게 됐는지 같은 문제요. 다행히 후반부 이야기를 통해 우려는 잘 정리가 된 것 같아요."

'빛나거나 미치거나'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 임주환은 동안 콤플렉스를 털어놓으며 강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야심찬 인물이었던 왕욱은 그의 바람을 충족시켜줬을까?

"아직 모자라요. 영화 '기술자들'에서도 악역을 연기했는데 아무래도 15세 이하 관람가라서 다 표현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김홍선 감독님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다음에는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를 찍자'고 말해요. '그러면 지나가는 인물 역할이라도 출연하고 싶다'고. 마초적이고 남성적인 인물에 대한 바람은 남자 배우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잔인하고 악한 것이 마초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런 표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 따로 있으니까…. 캐릭터 적으로 센 인물을 꼭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어요. 영화 '버드맨'의 주인공이나 '다크나이트'의 조커 같은 극으로 치닫는 역할 말이에요."

"역할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임주환의 작품 선택에 큰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배우 조인성, 송중기, 이광수, 김기방 등이 속한 절친모임이다. 이야기는 모임에 최근 새롭게 합류한 막내 아이돌그룹 엑소 디오에 관한 것으로 흘러갔다.

"(도)경수가 얼마 전부터 함께 하게 됐어요. 아, 활동명이 있으니까 디오라고 부르는 게 맞겠네요. 처음엔 아이돌이라 어떤 친구일까 궁금했는데 연기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조인성 형이 후배에 대한 평가를 자주하는 편은 아닌데 '이 친구 괜찮다'라는 말을 참 자주 했어요. 이제 모임에 막내가 생긴 것이죠."

전역을 앞둔 송중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배우들의 모임. 친구들의 존재는 임주환의 연기생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렇게 모이면 연기 이야기가 전체의 75%인 것 같아요. 정말 진지한 모임이거든요. 그 중 누군가가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 모니터를 해주며, 대본도 함께 봐요. 심지어는 출연 하지 않는 사람까지 대사를 외워서 장면 지적을 해주기도 할 정도죠. 사실 얼마 전에는 디오가 신곡 안무를 보여줬는데 춤도 못 추는 우리가 그 춤 잘 추는 친구에게 안무 지적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송중기도 전역을 하고 나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작품을 하면 어색할 수는 있지만 주변 친구들이 또 칼날 같이 모니터 해줄 거니까 잘 할 거라고 믿어요. 잘 다독거려 줘야죠."

[배우 임주환.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