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오는 26일 한은 본관에서 6대 은행장과 공식 간담회도 개최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6대 시중은행장을 찾아가 ‘디지털화폐 세일즈’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창용 총재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을 일일이 방문해 각 행장과 30분씩 일대일 면담을 실시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은 총재가 은행장을 개별적으로 찾아가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은행이 CBDC 사업에 전략적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총재가 은행장에게 강조한 핵심은 ‘프로젝트 아고라’와 ‘프로젝트 한강’이다. 두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과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국제결제은행(BIS) 주도로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멕시코 등 7개국 중앙은행과 국제금융협회(IIF), 그리고 국내 6대 은행을 포함한 37개 해외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기관용 CBDC와 시중은행의 토큰화된 예금을 활용해 국가 간 지급결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거래 등에서 은행의 운영 비용과 법률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실험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은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국내 디지털화폐 실험이다. 시중은행 예금을 CBDC와 연계된 토큰으로 전환해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약 10만 명을 목표로 참가자를 모집해 실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프로젝트 아고라의 경우, BIS 목표대로 활성화 될 경우 은행이 환거래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인 운영비 절감, 법률 리스크 완화를 강조했다.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서도 실제 결제 시스템 혁신과 미래 지급결제 인프라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며 은행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CBDC는 단순한 결제수단의 변화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며 “각 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질적 효과와 문제점을 함께 검증해야만,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 질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개별 면담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각 은행의 현장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향후 정책 설계에 반영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실제로 이 총재는 이번 일대일 소통을 바탕으로 오는 26일 오후 한은 본관에서 6대 은행장과 공식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방한 중인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도 참석해 프로젝트 아고라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금융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는 시중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융안정과 중앙은행의 역할, 디지털화폐 규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총재가 프로젝트 아고라와 한강을 통한 미래 지급결제 서비스 개선에 큰 의미를 두고 이해를 구했다”며 “방문 면담이 추후 간담회 논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 2021년부터 CBDC 발행을 위한 기술 검증과 실증 실험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기관과 모의유통까지 마쳤으며, 2025년까지 정책적 효과와 도입 필요성에 대한 종합 연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제 도입 여부는 미정이지만, 글로벌 디지털 전환 흐름과 스테이블코인 등 민간 디지털자산 확산에 대응해 CBDC 실험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미래 지급결제 인프라의 핵심인 CBDC 시스템이 도입되면 은행과 중앙은행, 이용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와 과제가 동시에 주어진다”며 “은행권의 적극적 참여와 현장 의견이 정책 설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