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어떤 성향의 투수가 되야 하는지 구분을 한다"
LG 트윈스의 '투수조장' 임찬규가 동료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이 인정한 재능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린다. 벌써 '왼손 임찬규'와 '외국인 임찬규'가 탄생할 조짐을 보인다.
시즌 초부터 성적이 남다르다. 8경기에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 중이다. 시즌 첫 등판서 커리어 최초의 완봉승을 챙겼고, 매 경기 호투하며 팀 투수진을 이끌고 있다.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4위, 이닝(51⅔) 7위 등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5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챙겼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지만 신들린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투구도 훌륭하지만 동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9일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가 가장 투수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성향의 투수가 되야 하는지 구분을 한다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막연히 모든 투수들이 스피드만 갖고 싸우려고 했다. 그런데 (임)찬규를 통해서 내가 어떤 성향인지, 구속으로 싸워야 될 투수인지, 내가 김영우인지 임찬규인지 구분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찬규는 "각자 보는 관점이 다르다. 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을 때 후배들이 잘 받아들였다"면서도 "본인들이 잘한 거다. 제가 이야기해서 선수들이 더 잘했다기보다는, 본인들이 제가 이야기한 것을 뺄 건 빼고 들을 건 들으면서 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최채흥이 임찬규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임찬규는 "최채흥도 삼성에서 11승을 했던 투수다. 분명히 좋은 투수다. 캐치볼을 해봐도 감각적으로 되게 좋다. 충분히 앞으로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도 최채흥에게 임찬규를 롤모델로 제시했다. 11일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왼손 임찬규가 나와야 한다. (최)채흥이 처음 왔을 때부터 제가 이야기했다. (임)찬규를 봐라. 속도와 수직 무브먼트랑 싸우는 것보다 그게 훨씬 성공이 빠를 것 같다. (임)찬규가 수직 무브먼트가 좋나? 아니지 않나. 왜 엉뚱한 방향으로 가려고 하나. 네 야구가 가야 할 것을 정립해라"라고 전했다.
최채흥은 지난 7일 두산전 선발로 등판해 4이닝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11일 삼성전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작성했다. 염경엽 감독은 최채흥을 롱맨 겸 좌완 불펜으로 쓰겠다고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코엔 윈의 롤모델 역시 임찬규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에서 내년에 함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서 "10일 (임)찬규 게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더라. 그런 것들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윈은 11일 삼성전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5이닝을 소화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5회까지 단 1점만을 내줬다. 3회 안타 2개와 3루수 문보경의 야수 선택이 나오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김성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구자욱을 4-6-3 병살타로 솎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6회가 아쉬웠다. 팀이 3-1로 앞선 상황.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2루타, 김영웅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어 디아즈에게 역전 솔로 홈런까지 허용했다. 박명근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7회 문성주의 결승 3타점 2루타, 8회 홍창기의 쐐기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다. 장현식이 9회를 마무리하며 7-4로 LG가 시리즈를 쓸어 담았다.
염경엽 감독은 "코엔 윈이 6회 피홈런 2개는 아쉽지만 선발로서의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고 평했다.
단순한 투수조장 이상의 영향력이다. 자신의 성적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실력까지 끌어올린다. 먼 미래 '지도자' 임찬규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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