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3할대 승률은 안 된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속적으로 추락한다. 1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을 0-5로 지면서 시즌 11승23패, 승률 0.324가 됐다. 9위 NC 다이노스에도 2.5경기 차로 뒤졌다. 키움이 최하위권 전력인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 무기력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년에는 4~5월까진 나름대로 중~하위권에서 선방했다. 4할대 중반의 승률을 꽤 오래 유지했다. 결국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면서 58승86패, 승률 0.403으로 마쳤다.
올 시즌엔 이미 3할2푼대다. 키움의 팀 승률보다 타율이 좋은 타자가 리그에 8명이나 될 정도다. 벌써 선두 LG 트윈스에 10.5경기 차로 벌어졌다. 5위 KT 위즈에도 7경기 뒤졌다. 작년 전력에서 김혜성(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한 명 빠져나갔지만, 이 공백이 결국 크게 다가온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오랜 수비코치 출신 홍원기 감독이 유격수에 대한 자부심이 높던 김혜성을 2루에 안착을 시켰던 건 더블플레이 완성도 때문이다. 2루에서 안정적으로 더블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팀 디펜스는 물론 투수들의 사기까지 높여줄 수 있다고 했다. 리그에 강한 좌타자가 많다. 내야진이 4-6-3을 해내느냐 못 해내느냐는 경기흐름과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 김태진-김혜성 키스톤은 그런 점에서 안정적이다.
송성문이 김혜성의 빈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김혜성급 수비를 기대하긴 어렵다. 결정적으로 송성문이 2루로 가면서 3루가 무주공산이다. 사실상 돌려막기로 1개월을 버텼다. 최근엔 키스톤도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안정감이 다소 떨어졌다. 벌써 33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1위다. 작년(104개)의 3분의1을 개막 1개월만에 다 하고 말았다.
김혜성의 타선에서의 공백은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동시 활용으로 메우는 걸 넘어 플러스 효과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진 미미하다. 푸이그는 어깨 부상으로 1군에 없고, 카디네스도 시즌 초반 타점머신이 그리울 정도다. 이주형도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작년과 달리 상위타선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외국인타자 2명을 활용하다 보니 케니 로젠버그 홀로 지키는 선발진도 작년보다 약하다. 일단 로젠버그가 타 구단들 1선발보다 무게감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하영민이 분전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약한 2선발인 건 어쩔 수 없이 감안해야 한다. 3~5선발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김윤하가 불안 불안하게 3선발을 지키는 수준이다.
이러니 작년 초반보다도 공수주 시너지가 안 나고, 승률 하락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문제는 현재 전력으로 과연 4할대 승률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느냐다. 역사를 볼 때 꼴찌 팀이 승률 3할대로 시즌을 마치는 것과 4할대로 마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승률 3할대 하위권 팀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상위권의 특정 팀이 많은 승리를 차지했고, 자연스럽게 어느 구간에선 순위다툼의 맥이 빠지는 걸 의미한다. 역사를 보면 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한화 이글스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승률이 0.371, 0.324였다. 2021년엔 중상위권 내에서도 순위 격차가 컸고, 2022년엔 1위 싸움이 싱거웠다.
키움은 2023년과 2024년 최하위를 할 때 승률 0.411, 0.403이었다. 2023년엔 2위 KT 위즈부터 6위 KIA 타이거즈까지 6.5경기 차이밖에 안 났다. 작년에도 2위 삼성부터 6위 SSG까지 단 6경기의 간극이었다. 하위권 팀들이 순위다툼에 전체적 긴장감을 줄 때 훨씬 시즌의 흥미도가 높았다.
어쨌든 키움은 승률을 좀 더 올릴 필요가 있다. 자신들을 넘어 리그의 건전한 긴장감 조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키움은 창단 첫 시즌이던 2008년 0.397(7위), 2010년 0.391(7위), 2011년 0.389(8위)까지 세 차례 3할대 승률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4할대 승률을 올렸으나 올해는 심상치 않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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