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홍은동 심혜진 기자] '배구황제' 김연경이 정든 코트를 떠났다. 김연경의 부재는 한국 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리그 흥행과 미래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MVP 투표에서 31표를 득표해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정규시즌 MVP까지 통합 MVP를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의 흥행보증수표다. 해외 진출을 끝내고 돌아와 다시 배구 흥행을 이끌었다.
관중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의 시즌 평균 관중 수는 포스트시즌까지 합쳐 2022~2023시즌 4734명, 2023~2024시즌 4263명, 2024~2025시즌 4562명(이상 21경기) 등 많은 관중을 불러 모았다.
직전 2시즌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2018~2019시즌 2208명, 2019~2020시즌 2015명(14경기)이었다.
이제 김연경은 V리그에 없다. 김연경이 떠나면서 리그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 앞으로 김연경 같은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시선도 많다.
김연경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V리그 흥행 우려 시선에) 걱정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 급격하게 줄어들 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관심도는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해결방법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연경은 "리그 시스템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벤트 적인 부분,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던지 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해 지금과는 다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김연경은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유소년 풀(pool)이 작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 많이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국제 경쟁력도 따라와야 한다. 여자배구가 흥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국제대회 성적이었다.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동안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 올림픽 4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도쿄 올림픽 4위에 오르는 등 황금기를 누렸다.
특히 김연경은 런던 올림픽에서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MVP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주춤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불발되는 등 경쟁력이 약화됐다. 김연경은 "국제 경쟁력도 (리그 흥행에) 중요하다. 2028 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잘 성장시키고 그 이후의 미래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김연경은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반면 경쟁력 있는 외국 선수들을 국내 리그로 데려오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후배들이 해외 경험을 했으면 좋겠지만, 여건이나 상황이 어렵다면 해외 선수를 우리 리그에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가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수준을 올릴 수 있다"라며 "그렇게 우리 리그 수준을 높이면, 우리의 수준도 확실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은 꼭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연경은 "V리그 연봉이 많이 올랐다. 잘하면 연봉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풀이 작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 안해도 좋은 조건의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고, 노력해도 못 받는 선수가 있다. 경쟁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좋은 실력이 생기고 수준이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연경의 제2의 인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배구계는 떠나지 않을 예정이다. 일단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한다. 오는 5월 6일부터 튀르키예에서 진행되는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석해 외국인 선발 과정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홍은동=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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