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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보헤미안 랩소디'로 큰 사랑을 받았던 라미 말렉이 새로운 언더독 스토리를 선보인다. 이번에는 첩보 스릴러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9일 오전 영화 '아마추어'(감독 제임스 하우스) 화상 기자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순차통역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제임스 하위스 감독과 배우 라미 말렉이 참석했다.
'아마추어'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CIA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라미 말렉)가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위해 자신만의 탁월한 두뇌와 기술로 거대한 테러 집단에 맞서는 지능적 스파이 스릴러. 로버트 리텔의 1981년작 소설 '아마추어'를 영화화한 두 번째 작품이다.
라미 말렉은 아내의 복수를 위해 직접 특수 훈련을 받겠다고 나서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CIA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로 변신한다. 모두에게 컴퓨터나 두들기는 범생이 혹은 총 하나 제대로 못 쏘는 '아마추어' 취급을 당하지만, 찰리 헬러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결심, 지능적이고 분석적인 능력을 이용해 테러 집단을 추적한다.
이날 라미 말렉은 "개인적으로나 커리어에서나 늘 전형적인 영웅에 도전해 왔다. 정형성이 있다면 예술가로서 그 틀을 깨는 것이 목표다. 다음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소득보다는 충분한 고민 끝에 의도를 가지고 항상 선택해 왔다"고 '아마추어'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첩보물이라고 하는 장르가 어떻게 하면 여러 관객들한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지 생각했다"며 "간과되어 온 사람,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았던 사람이 어떻게 비범한 일을 하는지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어마어마한 아이큐를 가지고 있고, 머리가 굉장히 좋다. 동시에 이 사람의 감정적인 아이큐, 그 사이 밸런스가 어떻게 되는 건지를 보면서 그것이 액션 스릴러 장르에 폭발적인 힘을 실어주면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였다"고 짚었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영국의 인기 SF 드라마 '닥터 후'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 미러',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설국열차' 등 다양한 작품에 연출로 참여한 바 있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원작과는 달리 배경을 현대로 옮겨 새로운 스파이 스릴러 장르를 선보인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아마추어'는 찰리 헬러라는 강렬한 인물에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라미 말렉이라는 훌륭한 배우가 합쳐졌을 때 첩보물이라는 장르를 정말 훌륭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인공은 제임스 본드가 아니고 제임스 본도 아니다. 정말 뜻밖의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원작과 달라진 배경에 대해서는 "원작이 1981년에 출판됐다. 그때가 냉정시대였기 때문에 정치, 문화, 기술적인 맥락들을 현대화하는 작업에 열정을 가지고 임했다. (원작의 배경인) 프라하가 그때 당시에는 스파이의 도시였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정치적으로 현재 유의미한, 그동안 촬영이 적게 됐던 이스탄불로 배경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그때는 모바일 핸드폰이 없었고 감시 기술도 많이 깔려있지 않았다. 배경을 현대로 가지고 오면서 기술적인 부분이 충분히 영화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자산이 됨과 동시에 연출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도전이 됐다"며 "헬러는 CIA의 여러 기술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고, 회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그렇게 해서 본인의 기술과 지능을 무기로 활용해서 테러리스트들을 계속 뒤쫓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스파이물과 다른 점으로 라미 말렉과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모두 '인물'을 꼽았다. 먼저 라미말렉은 "우리의 주인공은 머리도 굉장히 좋지만 감정적으로도 아주 인간적인 면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취약성도 보인다"며 "일부러 이 인물이 '도저히 안 되겠다. 내가 나서야겠다'라고 할 때까지 약간의 지연을 줬다. 다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면서 본인의 관점으로 사건을 보기도 하고, 아내의 관점으로 사건을 보고 세상을 본다. 어떻게 보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계기"라며 "그의 여정은 슬픔, 도덕적 나침반, 상실에 대한 개인적인 조사이자 여정이 다. 도덕적인 경계가 모호해지고 본인이 알고 있고 믿었던 것, 신념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주인공은 크게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보면서 관객들은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며 주인공이 멈추기를 바라거나 끝까지 가기를 응원하기도 할것이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인간을 봤을 때 '우리가 끝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것일까' 질문을 하게 될것이다. 주인공의 혁신적이고 지능적인 방법을 통해 관객은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현대 첩보스릴러에서는 인물 또는 인물의 여정에 그다지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다. 우리 영화는 관객이 찰리와 함께 여정을 떠나고 모든 일거수일투족, 판단이나 결정을 다 따라갈 수 있는 인물 중심적인 첩보스릴러"라며 "전형적인 장르에는 나오지 않는 여러 가지 반전이 나온다. 찰리가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관객 입장에서는 뜻밖의 서프라이즈가 된다. 며칠 전에 뉴욕에서 상영을 해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때마다 놀라워하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라미 말렉과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아마추어'를 한국 관객들에게 바람을 전했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아마추어'는 언더독, 과소평가 됐던 사람이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 재밌게 보실 거라 믿는다"며 "스파이가 되고 싶었던 꿈이 있었지만 일상에 묻혀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다가 끝내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내면서 영웅으로 거듭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본인이 '될 수도 있었던 것'으로 자신을 정의하게 내버려 두지 않고 자신이 직접 '되고 싶었던' 모습으로 변화하는 영웅이 된다"며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오락영화다. 순도 100% 엔터테인먼트 볼거리로 가득 차 있으니 영화관에서 재밌게 관람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라미 말렉은 "액션영화를 보고 나면 보통 어린아이들이 무술을 하거나 자신이 봤던 것을 따라 하지 않나. 이 영화를 보고서는 관객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용기와 끈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본인내면의 강인함을 다시 한번 찾아보셨으면 좋겠다"며 "오락도 있고 감동도 있지만 이 영화를 통해 내일이 됐든 더 먼 미래가 됐든 본인의 신념과 강인함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시게 된다니 더욱 감격스럽다. 우리가 큰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영화"라며 "서구에서는 한국영화의 훌륭함을 따라가기 위해 우리의 해석을 내놓는다. 만약 '아마추어'가 한국에서 다른 영화로 각색이 되면 큰 영광이 될 것 같다. 큰 스크린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또 아예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마추어'는 9일 국내 개봉,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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