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2루타→뜬공→땅볼' 고우석, 드디어 美 적응 완료? 데뷔 첫 2G 연속 무실점…이제 꾸준함이 필요하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고우석이 9회말 등판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고우석이 9회말 등판했다./마이데일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 속한 고우석이 데뷔 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조금씩 미국 무대에 적응을 해 나가는 모양새다.

고우석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넬슨 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더블A 위치타 윈드 서지와 홈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13구,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2억원)의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 현지 언론들은 고우석이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로버트 수아레즈와 함께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빅리그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아쉬운 투구를 거듭했고,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진행된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내비친 결과 26인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속한 리그가 매우 극심한 '타고투저'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고려해 고우석에게 더블A에서 빌드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런데 마이너리그에서도 고우석의 투구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고우석은 시즌 첫 등판에서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는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더블A를 상대로 가진 두 번째 등판에서 1이닝 4피안타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캔자스시티 로얄스 더블A와 맞대결에서는 2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되는 등 아쉬운 투구를 거듭했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등판한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등판한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고우석은 네 번째 등판에서 첫 세이브를 수확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우석은 지난 2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블A전에서 2이닝 1실점(1자책), 22일에는 1이닝 2실점(2자책) 8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블론세이브와 함께 시즌 2패째를 기록하게 됐는데, 드디어 더블A 무대에 적응을 하는 것일까. 최근 투구 내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미네소타 더블A를 상대로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홀드를 기록한데 이어 다시 한번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금까지 고우석은 매번 타이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직전 등판 또한 1-0의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등판 기회가 제공됐는데, 이날은 달랐다. 2-9로 크게 뒤진 비교적 편한 상황에서 샌안토니오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고우석은 첫 타자 앤드류 코세티를 3구 만에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시작했다. 그런데 후속타자 칼라이 로사리오에게 2구째를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고우석은 이어지는 1사 2루의 위기에서 카슨 맥커스커를 5구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묶어낸 후 요렐 오르테카를 3구 만에 1루수 땅볼로 묶어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정규시즌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로써 고우석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6.00에서 5.40으로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조금 더 탄탄한 투구 내용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꾸준히 만들어내야 한다. 샌디에이고 마운드가 이날 9-4로 크게 앞서던 경기를 불펜의 방화로 인해 9-10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불펜 평균자책점이 크게 상승했지만, 지금 당장 고우석을 불러야 할 정도로 급하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부르지 않고는 안 될 정도의 꾸준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그래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9회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9회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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