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S존, 반토막난 볼넷…"피해봤다 생각하지 않아" LG 출루머신의 다짐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홍창기에게 지난해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본격적으로 야구에 눈을 뜬 후 처음 부진을 겪었고,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도 치르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의 변화와 타격 스타일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그의 '장점'인 눈 야구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7순번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홍창기는 데뷔 초장기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군 출전은 38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경험을 쌓은 후 홍창기는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모했다.

홍창기는 2020시즌 135경기에서 114안타 타율 0.279 OPS 0.828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시즌에는 144경기에 나서 172안타 4홈런 52타점 103득점 109볼넷 타율 0.328 OPS 0.864로 펄펄 날았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지난해 홍창기는 118경기에서 125안타 타율 0.286 OPS 0.745에 머물렀다. 볼넷도 59개로 재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가 줄어들었다.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홍창기는 "작년에 부진을 겪었다 보니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단 좋았을 때의 영상을 많이 봤고, 주변으로부터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연습 과정에서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볼넷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의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작년에 볼넷이 줄어든 만큼 타석수도 줄었다. 그리고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임했던 것 때문에 볼넷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결국 부상을 당하면서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고 부진의 원인을 자신으로 돌렸다.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한 후 처음 겪는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다. 홍창기는 "재작년에 잘했던 시즌보다 지난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일단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프시즌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까지 우익수를 맡았던 홍창기를 좌익수로 옮기고,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에게 우익수를 맡길 예정. 이에 홍창기는 "자존심이 상하기보다는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따라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좌익수도 어릴 때부터 많이 했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오프시즌 반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홍창기는 이제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본격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자신감은 넘치는 상황. 홍창기는 "올 시즌은 자신이 있다. 작년에는 부상 때문에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준비만 잘한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시즌의 성적을 다시 한번 손에 넣는다면, 골든글러브를 탈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홍창기는 "일단은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잘 치른다면, 골든글러브는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각오를 밝히며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위해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LG 홍창기가 스프링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 인천공항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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