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 외인에이스 왔다…KIA 어게인 2017, 대투수 반등만 남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위형 외국인투수를 찾고 있다.”

KIA는 션 놀린을 보류선수명단에서 빼면서 강력한 구위를 가진 외국인에이스를 탐색해왔다. 결국 숀 앤더슨(28)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선 큰 임팩트가 없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선 선발투수로서 꾸준하 힘 있는 공을 뿌렸다.

올해 후반기에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피네스 피처로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는 KIA로선 구위형 외인 에이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역사를 돌아볼 때 대부분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타자를 압도하는 외인 에이스가 있었다.

KIA만 해도 2017년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나란히 20승을 따내며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헥터는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최고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공 스피드만 보면 2020~2021년에 몸 담은 애런 브룩스가 더 좋았다. 패스트볼 평균 148~149km.

KIA가 2020시즌에 강하지 않은 전력에도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한 이유 중 하나가 브룩스와 양현종이란 확실한 원투펀치다. 2023시즌에도 앤더슨과 양현종이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해 선발진을 리드하고, 상위권 순위다툼을 하면 최상이다.

KIA는 여차하면 토마스 파노니의 교체도 고려한다. 구위형 외국인투수를 더 찾겠다는 의지다. 실패할 경우 앤더슨~양현종~파노니로 1~3선발을 꾸리게 된다. 구위형 외국인투수가 한 명 더 오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건 양현종의 반등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30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18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2.97로 대투수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12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5.19로 주춤했다. 175⅓이닝을 소화, 또 다시 170이닝을 넘겼지만, 퀄리티스타트 16회로 50%를 살짝 넘는 수준이었다.

2020시즌에도 31경기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주춤했다. 냉정히 볼 때 29경기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한 2019시즌 이후 지난 두 시즌 동안 압도적인 맛은 살짝 떨어졌다. 올 시즌 후반기에는 실투도 잦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연간 패스트볼 평균구속도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 2017~2018년 143.9km였으나 올 시즌에는 142.4km였다. 내구성, 누적 스탯은 역대급이다. 다만, 그만큼 많이 던져왔고,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기에 이르렀다.

양현종이 2017시즌 혹은 2019시즌급으로 반등할 수 있다면, 앤더슨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거 양현종이 특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시즌에 KIA도 외국인투수 3명을 보유한 효과를 내면서 순위다툼에서 탄력을 받았다. KIA가 내년에 1~3 선발에서 타 구단들에 우위를 점하려면 앤더슨의 연착륙과 함께 양현종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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