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IBK 김호철 감독...'혹독한 명품세터 만들기 작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IBK 기업은행이 예전과는 다른 패턴과 빠른 템포로 나왔다. 더 좋아질 것 같다"

"IBK 기업은행의 토스 플레이가 달라졌고 플레이 자체도 빨라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공격이 나와서 고전했다" "김호철 감독님이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다"

김호철의 IBK 기업은행을 상대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현대건설 강성형이 감독은 IBK 기업은행의 달라진 전력에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토스에 상대팀 선수들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도 못했다.

IBK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팀을 무단이탈한 뒤 주전 세터를 잃었다. 김하경이 시즌 중 갑자기 주전 세터가 되었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하경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전체 8순위)로 기업은행에 지명된 선수다. 하지만 세 시즌 동안 김사니, 염혜선 세터에 밀려 V리그 30경기 출전에 그치며 결국 2016-2017 시즌을 끝으로 IBK 기업은행에서 임의탈퇴로 팀을 떠났고 실업팀 대구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9년 FA로 영입한 표승주의 보상 선수로 염혜선 세터가 지명되면서 김우재 감독이 실업팀에서 활약하던 김하경을 다시 불러들였다.

지난 시즌에도 조송화의 백업 세터로만 경기를 치르던 김하경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의 IBK 기업은행의 공격 전개를 책임져야 하는 '코트의 사령관' 주전 세터를 맡고 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김하경을 세계적인 명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이 부임 후 집중 지도를 하고 있다. 과거 현대캐피탈 시절 엄청난 훈련량으로 정평이 나있는 김호철 감독의 훈련이지만 김하경은 힘든 기색 없이 최선을 다해 따라간다.

팀 훈련을 마치고 다른 포지션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때 세터들은 쉬지 못한다. 김호철 감독은 김하경, 이진 두 세터를 불러 개인 지도를 시작한다. 짧은 거리에서 벽에 토스하기, 멀리서 벽 높은 곳까지 토스하기 훈련을 반복적으로 한다. 김호철 감독은 옆에서 토스를 지켜보며 제대로 될 때까지 계속 시킨다. 두 선수들은 손에 힘이 빠지고 상당히 힘들어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배우려 노력한다.

그리고 바로 네트 앞으로 가서 B 퀵과 C 퀵 토스 훈련을 실시한다. 이때도 제자리에서 토스만 하지 않는다. 토스를 하기 전 김호철 감독과 손바닥을 마주친 다음 네트 앞으로 이동해 토스를 반복적으로 한다. 라이트, 레프트에서는 공격수들이 발판을 밟고 올라가 두 세터의 토스를 스파이크로 연결시키며 토스의 질을 확인한다.

김호철 감독은 "우리가 훈련했던 대로 되지 않고 패턴이 갑자기 이상해진다" "승패를 떠나 우리가 준비했던 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라며 "세터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라고 패배의 원인을 짚었다. 그리고 "세터의 토스가 일정하지 못하고 위기에서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된 토스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훈련만이 답이라는 진단을 했다. 김호철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잘 따라와 주는 두 세터에게 고마워하며 기대하고 있다. 갈수록 좋은 토스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올스타전 이후부터는 강팀도 몇 번 잡아보고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망가져 있는 팀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직 연습밖에 없다"라고 진단한 김호철 감독이다.

[김하경, 이진 두 세터들을 집중 지도하는 IBK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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