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비용 1년에 3억~4억, 지금까지 50억 원 줬다"...KOVO 팀들의 하소연

2005년부터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때 수수료와 이적료로 50억원

국내 수입은 김연경의 5억원 뿐...ITC 때문에 외화 유출 '심각'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그동안 한국배구연맹(KOVO) 소속 팀들이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위해 국제배구연맹(FIVB)과 각국 협회에 지불한 금액이 50억 원이 넘을 것입니다.”

현재 KOVO 소속 국내 프로배구 팀의 한 관계자로부터 이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50억원이라고요?” “네. 적게 잡아도 그 정도 될 것입니다.”

이번 이재영-다영(이상 PAOK)의 ITC발급 과정을 취재하면서 FIVB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규정’과정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규정 중 가장 눈에 띄는 조항은 제 4조‘국내선수 해외진출 이적료’에 관한 것이었다. 이 조항을 보면 배구협회는 '국가대표의 경우 연봉의 10%, 일반은 연봉의 5%를 수입구단으로부터 받는다’고 되어 있다.

국내 배구 선수를 해외로 보낼 때 그 수입 팀이 소속된 국가의 협회에 똑같은 이적료를 지불해야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3%, 후진국은 15% 정도 줘야만 ITC 발급 승인을 해준다는 것이 국내 프로배구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 또 다른 팀의 프런트로부터 “50억원”이야기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런트의 설명은 간단했다. 한국배구연맹이 외국인 선수 수입을 결정한 것은 KOVO가 출범한 후 1년이 지난 2005년 3월 제1기 제7차 이사회에서였다. 이때부터 외국인 선수가 KOVO무대에 뛰었으니 올 해로 16년째이다. 지금은 남녀 각각 7개팀이지만 리그가 시작된 첫해인 2005년에는 남녀 각 5개팀(상무팀 제외)이었다.

그동안 국내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는 총 145명이다. 남자 선수가 73명, 여자 선수가 72명이다. 이들 중 계속해서 국내 프로 팀에서 뛴 선수도 있다. ITC는 매년 재발급 받아야 한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2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 뛰다 올 시즌 한국전력에 입단한 다우디도 두팀에서 뛰었지만 한 명으로 계산했다. 선수는 145명이었지만 ITC발급은 이보다 더 많다는 의미이다.

올해 KOVO가 정한 외국인 선수 최초 계약시 연봉은 여자부는 16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재계약 선수 연봉은 재계약 선수 연봉은 21만달러에서 30만달러로 올라갔다.

남자부의 경우는 최초 계약 선수 연봉은 31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재계약 선수 연봉은 36만달러에서 55만달러이다.

익명을 요청한 프로 팀의 한 관계자는 “우리 팀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해당 협회가 2만5000달러를 요구했다”며 “약 3000만원이다. 우리는 해당 국가가 선진국이어서 5% 정도냈다. 나머지 구단은 더 많이 지불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 외국 협회에 낸 돈만 최소 2억5000만원이라는 이야기이다. 여자부는 비슷하게 계산하면 팀당 1500만원하면 1억 1000만원 정도이다. 남녀 팀을 합하면 대략 3억 6000만원이다.

여기에 FIVB 수수료가 있다. ITC 발급을 진행하려면 FIVB에 1인당 2000스위스프랑(약 250만원)도 내야 한다. 3500만원 정도 된다. 결국 올해 국내 V리그에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위해 KOVO 14개팀이 지불한 이적료와 수수료는 4억 원이다. 이를 16년으로 계산하면 64억 원이나 된다.

물론 프로 초창기에는 남녀 10개 팀이어서 외국인 선수 수가 적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봉 상한액이 없어서 100만 달러를 넘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서 50억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이다.

반면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받은 돈은 10분의 1정도이다. 김연경이 해외에 진출했을 때 가장 많이 받았고 독일에 진출한 문성민 덕분에 조금 수입을 올렸을 뿐이다. 엄청난 손해인 셈이다.

그동안 KOVO 프로팀들이 ITC 종이 한 장을 받기 위해서 엄청난 달러를 외국 협회에 받쳤다.

[이재영-다영이 FIVB로 부터 받은 국제이적동의서. 이 이적동의서를 받기위해 그동안 국내 V리그 팀들은 50억 원 넘는 돈을 각국 협회에 지급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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