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 피임기구, 부항...기발한 '메달 특급 도우미'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역시 올림픽은 감동의 드라마이면서 휴먼 드라마이다. 지난 5년간 올림픽을 위해 피땀을 흘린 선수들의 뒷이야기는 감동을 선사하고, 재미를 준다. 이번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밝힌 재밌는 ‘메달 도우미’를 정리했다. 재미도 있지만 그들의 재치있는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1) 고장난 카약을 ‘콘돔’으로 응급조치

지난 27일 여자 카약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호주의 제시카 폭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팬들을 웃음짓게 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카약을 고치는데 기상천외하게도 섹스 용품을 사용한 것을 인스타그램에 밝혔다. 일명 ‘카약 땜질’ 노하우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그녀는 지난 23일 자신의 카약을 고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파란색 고무장갑을 끼고 카약 끝부분에 탄소 혼합물을 바르고 그 위에 콘돔을 씌운 것.

폭스는 “카약 수리에 콘돔을 사용한다는 건 아무도 몰랐겠지”라며 “잘 늘어나고 튼튼해서 매끄럽게 마무리된다”고 특급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녀는 29일 열린 여자 카누 결승전에서는 영국과 독일 선수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필리핀 역사상 첫 금메달 딴 디아스의 물통 역기

필리핀의 ‘역도 영웅’ 하이딜린 디아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조국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디아스는 지난 26일 열린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97㎏, 용상 127㎏으로 합계 224㎏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5년만에 금메달을 따면서 필리핀의 영웅이 됐다. 필리핀은 지난 1924년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후 97년만인 올해 도쿄올림픽서 디아스가 처음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그녀가 금메달을 따게 되는 과정이 인스타그램에 공개됐는데 연습장면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사연은 이렇다. 디아스는 지난 해 말레이시아에 머물렀는데 코로나 봉쇄령으로 인해 체육관이 문을 닫자 대나무 막대기 양 끝에 물병을 매달고 드는 연습을 반복한 것.

이런 훈련 장면을 SNS에 올리면서 “힘들지만 마음속에 꿈을 품고 있다”며 올림픽 출전에 열망을 드러냈고 그 열망은 결국 올림픽 금메달로 연결됐다.

(3)부항 덕분에 메달 땄어요

지난 달 29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 출발선에 선 호주 카일 찰머스를 본 호주 사람들은 그의 온몸에 '다크 서클’이 드러난 것을 보고 무엇이지?라며 의아해했다.

서양 사람들이 ‘다크서클’이라고 오해한 것은 부항 자국이다. 한의학이 발달된 동양에서는 단박에 부항자국이라는 것을 알수 있지만 서양권 사람들에게는 낯선 흔적일 수 있다.

카일 찰머스는 부항 덕분인지 당당히 이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과는 0.06초차.

그런데 재밌는 것은 수영 선수들 사이에서는 ‘부항이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

‘부항 원조’격은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어깨와 등 부분에 부항자국이 남아 있었다.부항 뜨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사진=AFPBBNews, 폭스 SNS, 디아스 SN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