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인천상륙작전, 랜더스는 어떻게 인천 팬심을 사로잡을까[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예상대로 랜더스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2월 말 음성채팅 SNS를 통해 "인천하면 떠오르는 이름으로 정했다. 동물이 아닌 공항 관련 이름"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랜더스'라는 팀 명이 거론됐다. 실제 신세계는 5일 구단 이름을 'SSG 랜더스'로 공식발표했다.

정 부회장이 구단 네이밍 작업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알 수 없다. 아무래도 그룹 고위층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신세계가 최근 강하게 푸시하는 SSG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인천 팬들의 정서를 반영한 랜더스가 들어간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랜딩(Landing)의 의미인 도착, 상륙 등을 떠올리면 된다. 인천공항은 국내 최대규모의 국제공항이다. 그리고 인천광역시는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대도시다. 즉, 신세계는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먼저 인천 팬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신세계는 보도자료를 통해 "팀 이름을 정할 때 인천을 대표할 수 있고, 인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우선점을 뒀다. 인천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인천을 대표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라고 했다.

인천 팬들은 구단 매각&인수 소식을 접한 뒤 신세계가 '와이번스'라는 구단 명을 유지해주길 바랐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관련 댓글이 쇄도했다. 결국 신세계는 와이번스를 계승하지 않았다. 대신 인천에서만 쓸 수 있는 이름을 택했다.

따지고 보면 SSG 랜더스의 인천상륙작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KBO리그 팬심은 다른 프로스포츠보다 지역 기반의 충성도가 강력하다. 신세계가 야구단 운영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 역시 출발점은 인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넘어 진심을 담아야 한다. 일단 추신수 영입으로 인천 팬심을 확실하게 자극했다. 추신수 영입과 입국을 전후로 포털사이트에 추신수 관련 기사의 주목도가 상당히 높았다. 다른 구단 팬들도 관심을 가졌지만, 기본적으로 인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았다. 실제 추신수 영입은 SSG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기본적으로 SSG가 야구를 잘 해야 인천 팬들이 열광한다. SSG도 그걸 아는 듯하다.

와이번스 프런트들이 고스란히 랜더스로 넘어갔다. 야구단을 20년간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 이제 SSG의 고유색깔과 진심을 더해 인천 팬들에게 다가가는 일만 남았다. 앞으로 유니폼, CI, 새롭게 단장할 행복드림구장, 그리고 시즌 개막 후 행보까지. SSG 랜더스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대중과의 호흡에 능한 '용진이 형'이 인천 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확실히 기존 구단주들과는 결이 다른 인물이다.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관계자들도 정 부회장을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SK행복드림구장(위), SSG 랜더스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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