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버닝썬, #물뽕 피해자 증언 #애나의 정체 #김상교의 눈물 [夜TV]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버닝썬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7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승리의 성접대 관련 의혹부터, 폭행, 경찰 유착, 마약, 성폭력 범죄 등 온갖 사회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강남 클럽 ‘버닝썬’에 대해 다뤘다.

5대 천왕이 있었던 강남 클럽. 지난해 2월 버닝썬이 문을 열었고, 후발주자였지만 일약 최고의 핫 플레이스에 등극했다. 현재는 폐업했지만 당시 직원만 200여명이었던 대형 클럽. 개업 초 사내이사였던 빅뱅의 승리가 버닝썬 행사 때마다 참석해 디제잉까지 하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고.

전직 MD는 “보통 승리가 많게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오고 그러는데 좀 유명한 연예인 같은 경우에도 몇 번씩 오고 그랬다”고 밝혔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버닝썬에서 일어난 약물 성범죄에 집중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의 공통점이 남성이 준 술을 마신 후 기억이 잘려나간 것이라고. ‘물뽕’이라는 명칭을 붙인 전직 마약 검사인 김희준 변호사는 물뽕에 대해 “그 효과는 강한 성적 흥분작용. 본인은 어떤 행위를 했는데 기억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물뽕 피해자라 밝힌 제보자 채 씨는 “저는 당하지 않으려고 버티고 해도 힘이 안 되더라. 계속 고개가 꺾이니까 ‘아, 내가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엄청 무서워서 제가 막 울면서 엄청 소리 지르고 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회상했다.

술을 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남자가 건넨 술 한 잔을 마셨을 뿐인데 눈을 떠보니 호텔 침대였다는 채 씨는 “태국인이랑 저랑 둘이 있었다. 성폭행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반항하자 태국 남성이 폭력을 휘둘렸고, 이 일로 전치 3주의 피해를 입었다고. 채 씨는 “이게 내가 성폭행당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저는 그냥 거기에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밖에 안들 정도”였다며 호텔에서 나가려 하자 태국 남성이 이상한 요구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 남성의 요구에 따라 억지로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는 채 씨는 “저는 100% 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씨가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지만 태국 남성은 성폭행을 부인하며 채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채 씨는 호텔 CCTV를 확인하고도 깜짝 놀랐다. 자신이 두 발로 멀쩡히 걸어 호텔 방에 들어간 모습이 찍혔던 것. 김희준 변호사는 물뽕이 과도하게 투여됐을 경우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지만 “적절한 용량으로 투여가 됐을 때는 본인만 기억을 못 할 뿐이지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 약물 검사를 받은 채 씨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김희준 변호사는 “히로뽕이나 대마 같은 경우는 통상적으로 소변에서 1주일 모발에서는 6개월까지 감정이 가능한데 물뽕 같은 경우에는 12시간 이내 아무리 길어야 24시간 이내, 현재 감정 기법 상으로는 (검출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터넷에 떠돌았던 물뽕 성추행 동영상 속 남자의 정체도 드러났다. 버닝썬 VIP룸의 단골 손님이었다는 것. 제보자는 “그 룸은 고정적으로 5~6명이 계속 잡더라. 2층 올라가면 힙합존이 조그맣게 있고 바로 옆에 룸 하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촬영 장소도 버닝썬 VIP룸 화장실. 이 제보자는 클럽 측에서도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VIP룸 화장실에서 이런 범죄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버닝썬 내부자는 “진짜 은밀한 룸”이라며 “가드를 거기 배치한 이유가 일반 손님들 못 들어오게 하게끔”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에서 뭐 피 터져서 싸우는 등 성폭행을 하든 관심이 없다 가드는. 여자 비명이 나도 그냥 비명 나나보다 하고 지켜보고 있고 일반 손님들만 못 가게 통제. 이 역할만 했었다”고 덧붙였다.

전직 클럽 MD는 “GHB를 물뽕이라고 하지 않고 취한 여자 데리고 테이블에 올리라고 하면서 그런 게 있다. 일부의 일탈이긴 한데 업장 내에서도 이제 대표급 이상 거기 업장 운영진 쪽에서는 절대 모를 수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마약을 유통해 온 인물에 대해 버닝썬 내부자는 “저희끼리는 항상 그런 얘기 했다. 그러니까 ‘애나 쟤 마약 하는 애’라고 ‘아 쟤 또 약하러 간다’고”라고 말했다. 애나는 버닝썬 중국인 VIP 손님을 상대하는 MD였다고.

제보 전화도 왔다. 제보자는 “한국 경찰들이 조사를 되게 늦게 하더라. 집 가는 것도 되게 느리고. 애나는 우리가 지금 밥 먹고 있는 장소에 와서 밥도 먹고 그러더라. 같은 곳에 있었다. 깜짝 놀랐다”며 40분 전에 봤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한 제보자는 “중국 사람들이 와가지고 (돈을) 많이 쓰더라. 그 사람들에게 뭔가 장점 그런 걸 제공하는 측면에서 마약이라든가 여자를”이라고 말했다. 애나가 판 건 술과 마약만이 아니었다고. 애나 제보자는 “애나는 손님한테 여자 보내주고 대신에 돈 받고 하고 있다. 제가 뭐 취향의 여자를 찾고 아니면 얘 밑에 아는 여자들이 있으면 바로 손님들한테 보내주고”라며 애나가 손님들에게 성매매 여성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 측에 따르면 클럽에 마약을 공급한 인물이 애나 한 명이 아니었다. 애나-앨리스-양양이 한 팀이었다는 것. 제보자는 애나가 잡혀가기 전에 양양과 앨리스가 중국으로 도망갔다고 전했다.

이 모든 의혹의 발단이 된 버닝썬 사건의 최초 고발자 김상교 씨. ‘스포트라이트’ 카메라 앞에 선 김상교 씨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이건 1%도 안 된다. 지금 뉴스에 나간 모든 사실들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4일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버닝썬으로 간 김상교 씨는 누가 왜 때렸는지도 모른 채 맞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폭행으로 갈비뼈 3대가 부러졌다는 김 씨는 “몸이 못 움직일 정도로 진짜 그냥 반병신이 됐다”고 회상했다.

폭행 후 클럽 안으로 사라진 영업 이사의 모습에 화가 났다는 김 씨는 “가드들한테 ‘나 때린 애 아까, 나와라. 너희들도 아까 도운 거 봤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 이때부터 이랬다. ‘자기들은 너 때린 적 없다. 취객 같은데 가라’”라고 했다며 폭행 사실을 발뺌했다고 말했다. 이에 112에 신고를 했다는 것. 김상교 씨는 출동한 경찰과 가드들에 의해 제압당했다.

버닝썬에서 일했던 내부자는 “경찰분들도 교대 조가 있는데 자주 보시는 분은 자주 본다. 저희는 안전을 보호하는 요원이지만 경찰분들은 저희 말을 가장 신뢰를 한다”며 “경찰 오면 일단 진입을 막으라고 시킨다 저희한테. 진입 막고 왜 왔는지 확인하고 못 들어가게 저희가 막는다. 경찰분들도 진압하려는 그런 건 없었다. 그냥 입구에서 ‘신고 전화 받고 왔다’고 그러면 ‘아 그러시냐고 저희도 확인해보겠다’고 하고”라고 말했다.

또 “예를 들어 진상들이나 VIP한테 시비 거는 애들. 일부터 남성분을 좀 불이익 가게 하려고 여성 손님들한테 ‘야 쟤가 너 성추행했다고 해’ 그렇게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냥 경찰한테 가서 증언만 좀 해주라’고 ‘나 성추행 당했다’고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 식으로 경찰분들은 목격자를 찾으신다. 그러면 저희가 안에서 간이로 목격자를 만든다. 만들어서 ‘이 사람이 나 성추행했다’고 그러면 잡혀가는 거다. 수갑 차고”라고 폭로했다.

김상교 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여성 2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당한 상태. 고소를 하지 않았지만 김 씨에게 추행당했다는 여성도 한 명 있었다. 김 씨는 성추행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상황. CCTV 전문가들은 허리, 엉덩이를 만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식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김 씨에게 추행당했다는 세 명의 여성 중 두 명은 마약 공급 혐의를 받고 있는 애나,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지인이며 또 다른 여성은 영업이사 장 씨의 지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최초 폭행자가 따로 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CCTV에는 김 씨가 최초 폭행자에게 맞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최초 폭행자는 버닝썬의 고액 손님이었다고. 김 씨는 영업이사 장 씨가 최초 폭행자로 나선 것에 대해 “그 남자가 저를 때리니까 장 씨가 총대를 메고 버닝썬 직원들이랑 저를 때린 것”이라며 추가 폭행자가 또 있었다고 주장했다.

버닝썬 수사는 강남경찰서에서 서울경찰정광역수사대로 넘어간 상황. 이규연은 “한 개인의 폭로에서 시작된 버닝썬의 가공할 만한 그림자. 공권력과 아이돌 권력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며 “광역경찰의 수사, 어디로 향할지 함께 지켜보겠다”고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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