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버나디나 빈자리 메우기, 그 신선한 경쟁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그의 빈자리를 메울까.

KIA 로저 버나디나는 갑자기 부상으로 이탈했다. 16일 고척 넥센전서 7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타격 훈련 직후 갑작스럽게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결국 17일 1군에서 제외됐다. 우측 대퇴 사두근 근육통.

1군에서 제외된 걸 보면 가벼운 부상은 아닌 듯하다.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KIA가 버나디나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건 분명하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고정된 멤버 없이 상황에 따라 적임자를 찾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버나디나의 대체자들이 잘 했다. 김 감독의 첫 선택은 이영욱이었다. 16일 경기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KIA 입단 후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그날 KIA는 졌다. 그래도 이영욱을 재발견한 경기였다. 17일에는 3타수 무안타로 잠잠했다.

18일부터 SK와의 홈 3연전. 18일 SK 선발투수는 언더핸드 박종훈이었다. 유형을 감안할 때 좌타자 이영욱의 선발 출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예상을 벗어났다. 작년 SK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정민을 택했다. 2번 중견수로 내세웠다.

최정민 역시 좌타자다. 그러나 내야수다. 전문 중견수는 아니다. 김 감독의 선택은 파격에 가까웠다. 결과는 성공. 최정민은 3회 박종훈을 상대로 커브를 통타, 솔로포를 터트렸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이영욱과 최정민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다. SK는 17일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베테랑 우타자 김주찬이 외야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오른손 외야수 유재신이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명기가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갈 수 있다.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버나디나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는 자원들의 뜻밖의 경쟁이 시작됐다. 사실 버나디나는 이탈하기 직전 타격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장기적으로 KIA에 버나디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 버나디나의 이탈과 백업 멤버들의 경쟁효과로 타선 운용에 탄력을 받을 여지도 생겼다. 현재 KIA 주축타자들 중에선 나지완을 제외하면 딱히 타격감이 좋지 않은 타자는 없다. 단순히 외야 한 자리 경쟁이 아니라 다른 포지션의 건전한 경쟁모드로 확대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때때로 신선한 발상으로 선수단에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다. 누구든지 언제 어느 파트, 포지션이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그 기회를 잡는 건 선수의 몫이다. 최정민 중견수 카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버나디나의 이탈로 KIA 야수진의 건전한 경쟁, 그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

[최정민(위), 이영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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