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착하게 살자', 감옥은 가지말고 봅시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수용동의 엄혹한 분위기, 차가운 실내, 투명한 화장실, 입소 과정에서의 항문 검사….

철창 속의 삶이 날 것 그대로 공개됐다.

19일 밤 첫 방송된 JTBC '착하게 살자' 1회에서는 본의 아니게 교도소로 향하게 된 김보성, 박건형, 김종민, 돈스파이크, 유병재, 위너 김진우, JBJ 권현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착하게 살자'는 구속부터 재판, 수감까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한 획을 그은 김민종 PD와 '무한도전'에서 김태호 PD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제영제 PD가 YG엔터테인먼트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첫 방송 전부터 '교도소 리얼리티'로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인 만큼, 1회는 교도소 수감을 앞둔 출연자들의 인터뷰로 시작됐다.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한다"는 제작진의 말에 김종민은 놀란 표정을 지었고, 김진우는 "근데 저는 왜?"라며 섭외에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병재는 "내가 또 뭘 잘못했기에"라고 반응했고, 돈스파이크는 "탈옥은 가능하냐?"라는 철없는 질문을 건넸다.

포승줄에 묶인 채 수갑을 찬 연예인들. 경찰의 손에 이끌려 이들이 도착한 장소는 여주교도소였다. 입소 절차는 실제와 동일하게 진행됐다. 소지품을 반납하고 신원조회 절차를 마친 수용자들은 항문검사를 받았다. 항문에 마약, 담배 등을 숨겨 교도소 내로 반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절차였다. "옷을 벗고 속옷을 내리라"는 교도관의 지시에, 수용자들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검사를 마친 뒤 박건형은 "정말 수치스러웠다"고 고백했고, 유병재는 "내가 이건 절대 다시 하지 않아야 할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모든 절차 하나하나가 수용자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왔다.

수용번호를 받은 이들은 보안 속에 몇 개의 철문을 지나고서야 당분간 지내게 될 미결 수용동에 도착했다. 신문지 12장 크기의 좁은 방에, 국민 최저생활 수준을 반영한 최소한의 난방, 투명한 화장실 등은 이들에게 '진짜 교도소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각 수용자들에게는 사연도 있었다. 출연자에게는 가상의 사건과 이에 따른 죄명이 주어졌고,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된 사전 영상을 통해 박건형은 범인도피죄, 유병재와 김진우는 산림실화죄, 권현빈은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보성은 절도죄였다. 특히 유병재와 김진우는 공범으로 몰린 만큼 앞으로 치열한 법정 싸움도 예고됐다.

수용자들이 간신히 공간에 적응해 나갈 무렵, 첫 식사가 주어졌다. 메뉴는 닭고기 미역국과 쌀밥. 영화 속 장면처럼 수용자들이 단체로 식사를 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일은 당연히 없었다. 현실적인 교도소의 풍경과 함께 1회는 마무리 됐다.

당초 '착하게 살자'의 기획이 알려졌을 당시 제기 된 것은 범죄 미화, 희화화 등에 대한 우려였다. 실제로 1회에서 수용자들의 범죄 사항은 몰래카메라 형식의 예능톤으로 그려지긴 했지만, 이로 인해 이뤄지는 수사 과정과 교도소 입소 과정은 최대한 무겁게 다뤄졌다. 오히려 교도소라는 공간의 무거운 공기는 보는 이에게 공포스럽게 다가오기까지 했다. "왜 착하게 살아야하는지를 시청자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한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였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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