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가 먼저" LG 가르시아, 류중일이 원한 외국인타자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그래도 방망이가 먼저 아니겠어요"

LG가 한창 외국인타자 영입을 준비하던 지난 해 12월 류중일 감독에게 "새 외국인타자는 3루수를 구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방망이가 먼저인가, 수비가 우선인가"라고 물었을 때 류중일 감독의 대답이었다.

"일단 잘 치는 게 우선"이라는 류중일 감독의 말은 수비도 중요하지만 팀의 중심타선에 들어갈 수 있는 파워히터가 절실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당시만 해도 아도니스 가르시아(33)를 영입할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하지만 끝내 LG는 가르시아를 총액 80만 달러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가르시아가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방망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서 뛰던 2015년과 2016년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따끈따끈한 파워를 갖추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엔 밀어쳐서 담장 밖을 넘기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부진했고 구단 입장에서 마냥 기회를 줄 수 있는 나이의 선수도 아니기에 애틀랜타는 가르시아를 전력 외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류중일 감독은 "중심타선은 박용택, 김현수, 그리고 외국인타자로 구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가르시아야말로 류중일 감독이 중심타선에 배치할 수 있는 파워히터라 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라면 외국인선수가 국내 무대에 적응하려는 의지만 보인다면 원활한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적임자라 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메이저리거로 성공을 하고도 KBO 리그 무대에서 혹독한 실패를 겪는 선수들을 숱하게 봤던 사람이다. 삼성 코치 시절이던 2001년 카를로스 바에르가와 2004년 트로이 오리어리가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지켜봤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야구에 맞추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한국 투수의 수준도 많이 올라가서 쉽게 보면 안 된다"고 이름값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 무대에 적응할 자세를 갖추기를 바랐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에도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외국인선수와 따로 식사를 갖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미 기량 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 가르시아가 한국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의지만 보인다면 류중일 감독도 '훌륭한 파트너'로 나설 용의가 충분한 것이다.

[아도니스 가르시아.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