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만 달러→70만 달러’ 한화, 외국선수 거품 제거…육성 성공할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년 전과는 판이한 행보다. 한화가 젊은 외국인투수를 영입하며 본격적인 2018시즌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 미국 출신의 우완투수 키버스 샘슨(26)을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등 총액 70만 달러(약 7억원)다. 한화 측은 “젊은 외국인투수 샘슨의 영입으로 팀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외국인투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했던 지난 오프시즌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한화는 2017시즌에 대비해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등 메이저리거 2명을 영입하며 ‘이슈메이커’가 된 바 있다.

오간도, 비야누에바의 몸값은 도합 330만 달러(약 36억원)에 달했다. 평균 165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샘슨에게는 이전 외국인투수들 몸값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계약 규모가 이뤄진 것이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대어’였다. 정교한 제구력과 볼 배합을 지닌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 통산 476경기에 등판해 51승 55패 평균 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오간도 역시 150km대 직구를 앞세운 삼진능력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283경기 33승 18패 41홀드 4세이브 평균 자책점 3.47을 남긴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감은 몸값에 못 미쳤다. 비야누에바는 손가락을 다치는 등 잔부상 탓에 20경기 등판(5승 7패 평균 자책점 4.18)에 그쳤다. 오간도 역시 옆구리를 다쳐 두 달 동안 공백기를 가졌고, 결국 19경기(10승 5패 평균 자책점 3.93)만 소화했다. 이들의 경기력은 무난했지만, 꾸준하게 등판하지 못해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은 시즌 내내 악순환을 반복해야 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젊고,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외국인투수’를 선발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친 이유이기도 했다.

샘슨은 오간도, 비야누에바에 비하면 경력이 초라하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즈에 지명된 샘슨은 이후 2015년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을 거쳤다.

샘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31경기서 2승 7패 평균 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2015시즌에는 강정호(피츠버그)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샘슨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경력을 쌓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은 190경기 48승 43패 평균 자책점 4.16.

하지만 188㎝, 102㎏의 우수한 체격조건을 갖춘 데다 최고 구속 150㎞의 묵직한 포심을 구사할 수 있어 잠재력을 지녔다는 점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일 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도 구사할 수 있다.

거액을 투자하는 게 성공을 보장해주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한화는 2017시즌에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를 통해 명제를 뼈저리게 깨달은 팀이었다. 거슬러 올라가 에스밀 로저스에게도 거액을 투자했지만, 부상으로 시즌 구상이 깨진 경험도 있었다.

샘슨은 당장 내세울 ‘스펙’은 부족하지만,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KBO리그 적응 여부에 따라 성장할 여지는 갖고 있는 외국인투수다. 한화 코치 시절 투수 조련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한용덕 감독은 샘슨을 보석으로 가공할 수 있을까.

[키버스 샘슨. 사진 =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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