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석·유현준 등장, 신인드래프트 상위픽 오리무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이 오리무중이다.

양홍석과 유현준이 최근 KBL 진출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중앙대 1학년, 한양대 2학년이다. 유현준의 경우 일찌감치 얼리엔트리에 대한 소문이 돌았고, 현실화됐다. 반면 양홍석의 얼리엔트리 선언은 전격적이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양홍석은 FIBA 아시아컵을 마친 뒤 결심을 굳혔다.

양홍석은 중앙대를 자퇴한다. 얼리엔트리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다. 어쨌든 진로는 선수 본인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양홍석은 19일 연세대와의 대학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앙대도 홈구장 안성캠퍼스 체육관에 걸린 양홍석의 개인 현수막을 걷어냈다.

양홍석과 유현준은 KBL 구단들이 키워볼 만한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다. 양홍석은 수준급 기동력과 탄력을 앞세운 블록슛 능력이 좋다. 내, 외곽 어느 지점에서도 점수를 만들어낼 줄 안다. 한마디로 전천후 공격수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이유. 그리고 유현준의 패스센스는 대학 톱클래스다. 속공전개능력, 돌파력, 외곽슛 능력도 두루 갖췄다.

양홍석과 유현준의 등장에 10월 30일에 열리는 KBL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이 오리무중에 빠졌다. 기존 4학년들 중에선 허훈, 안영준(이상 연세대), 김낙현(고려대), 김국찬(중앙대) 등이 상위픽 후보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가 양홍석과 유현준에게 지명순번이 밀릴 수도 있다.

특히 기존 강력한 1순위 후보 허훈이 올 시즌 중반 이후 과거 2~3학년 시절의 파괴력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허리에 부상도 있었고, 특유의 저돌적이고 과감한 성향도 다소 옅어졌다. 중앙대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도 경기운영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경기에 미친 임팩트는 크지 않았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훈이가 대표팀에서 형들을 돕는 역할을 하다 돌아와서 조금 주춤하다. 여기선 동료를 돕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허훈의 1순위 대세론은 FIBA 아시아컵 최종엔트리 탈락에 양홍석과 유현준의 얼리엔트리 선언까지 겹치며 사실상 희미해졌다.

결국 작년과 달리 어느 팀이 1순위 지명권을 잡느냐에 따라 그 주인공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특히 1라운드 지명권 2장을 가진 kt, KCC는 기대에 부푼 분위기다. 위에 거론한 5~6명 중 2명을 붙잡으면 대성공이다. 이들이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인 건 틀림 없다.

그러나 냉정해질 필요도 있다. 한 농구관계자는 "1~2순위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올해 신인들 중 예전 경희대 3인방은 물론, 작년 이종현(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줄 선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양홍석은 얼리엔트리 선언으로 1순위 유력후보로 분류된다. 그런데 몇몇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라고 했다.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당장 KBL서 확실한 즉시전력감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한 관계자는 "뭐든 할 줄 아는데, 탑클래스는 아니다. 송교창(KCC)처럼 시간을 갖고 키워야 한다"라고 했다. 송교창 역시 첫 시즌에는 고전했다.

유현준도 패스센스는 극찬을 받는다. 그러나 그 외의 부분에선 시간을 갖고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안영준과 김낙현도 득점원으로 인정을 받지만, 당장 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은 감독은 "영준이는 여기서 3번으로 뛰지만, 프로에선 장신 2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득점력과 수비력을 고루 갖춘 김국찬은 무릎 십자인대 부상부터 극복하고 재활하는 게 우선과제다.

10월 30일 KBL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은 오리무중이다. 양홍석과 유현준의 얼리엔트리 선언으로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KBL을 당장 뒤흔들만한 자원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상위픽 후보들의 성장 의지 및 노력, 구단들의 체계적인 육성 계획이 상당히 중요하다. 신인들은 지명순번보다 KBL에 적응하고 롱런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양홍석(위), 유현준(아래).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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