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희의 신호등] '미우새' 뜨니 다시 고개 든 관찰 예능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의 관찰 예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상을 지켜보고 각기 다른 일상과 성향, 관계들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현재 SBS의 대표적인 관찰 예능은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엄마가 화자가 돼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김건모, 박수홍, 이상민, 토니안의 일상을 그들의 어머니와 MC들이 지켜보는 형식이다.

'미우새'는 저마다 다른 스타일로 살고 있는 아들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아직도 품안에 있는 자식들을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반응이 재미를 주고 있다. 관찰의 대상이 되는 스타와 그들을 지켜보는 개성 있는 어머니의 시선이 웃음을 주고 있는 것.

이에 '미우새'는 방송 때마다 화제성이 높았고, 편성 시간을 옮긴 뒤에는 시청률까지 고공행진했다.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화제성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미우새'가 뜨자 SBS는 관찰 예능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개편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수 선보이고 있는 SBS는 유독 스튜디오에서 출연자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종영 후 수요일 심야 자리를 3주간 채웠던 파일럿 프로그램 '싱글 와이프' 역시 관찰 예능이었다. 최근 대한민국 주부들의 중심 키워드인 '결혼 안식 휴가'를 콘셉트로 아내에게 휴가를 선물한 남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남편들은 휴가를 간 아내들을 관찰하며 그간 몰랐던 아내의 이야기를 들었다.

출연자들의 아내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기를 펼쳤고, 이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와 함께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들 역시 저마다 다른 반응과 깨달음으로 흥미를 자아냈다.

10일 첫방송된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너는 내 운명') 역시 이와 비슷한 관찰 예능이다. 물론 시즌1 때도 주된 포맷이 일반인 출연자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근 트렌드에 맞춘 관찰 예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시즌2에서는 관찰의 주요 대상자를 바꾸면서 최근 트렌드인 관찰 예능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너는 내 운명'은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다뤘던 시즌 1과 달리 '남과 여'의 시선으로 바라본 커플들의 모습을 통해 운명의 반쪽을 만난다는 것의 의미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의 가치를 살펴보는 것을 기획 의도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출연 커플들은 시청자들이 알만한 인물들로 꾸렸다. 이재명 성남시장 부부, 추자현-우효광 부부, 김수용 부부의 일상이 공개된 것. 이와 함께 이재명, 추자현, 김수용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자신들의 일상을 지켜보고, MC 김구라와 서장훈, 스페셜 게스트 김숙이 이들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의 구색을 맞추게 됐다.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 육아 예능, 음악 예능 등이 인기를 모으면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긴 바 있다. 그러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면 사라지는 것이 당연지사. SBS의 새 프로그램들 반응이 좋은 만큼 확실한 정체성으로 다시 관찰 예능의 부흥기를 맞이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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