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신 또 선발등판, 멀리 내다보는 두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이 미래를 내다본다.

신인 우완투수 김명신이 또 다시 선발 등판기회를 잡았다. 25일 고척 넥센전이다. 15일 창원 NC전(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2실점)에 이어 데뷔 두 번째 선발 등판. 21일 인천 SK전서 구원 등판, 1⅔이닝 1실점한 뒤 나흘만의 등판이다.

두산의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 순번은 니퍼트~유희관~마이클 보우덴-장원준-함덕주. 니퍼트는 19일 잠실 삼성전에 나섰고, 25일에도 선발 등판해야 한다. 그러나 니퍼트 대신 김명신을 내세우면서, 전체적인 선발로테이션 순번을 재조정한다.

니퍼트의 넥센전 기록이 썩 좋지는 않다. 7일 잠실 경기서도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작년에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54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72, 2014년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25, 2013년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91, 2012년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5.84였다.

시즌 초반 니퍼트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니퍼트가 25일에 나서면 자연스럽게 30일 잠실 롯데전에도 나서야 한다. 5선발 로테이션 특성상 화요일 선발은 닷새가 아닌 나흘 쉬고 일요일에 나설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니퍼트는 특별한 부상이 없다. 2015년 각종 잔부상으로 정규시즌서 고생한 뒤, 더욱 철저히 몸을 만든다. 하지만, 나이가 30대 후반을 향한다. 시즌 초반부터 무리하게 4일 휴식 일정을 소화시킬 이유는 없다.

게다가 등판만 하면 기본적으로 7이닝 내외를 버텨낸다. 올 시즌에도 7일 넥센전만 빼놓고는 모두 7이닝 이상 소화했다. 그런데 적지 않은 나이에 계속 많은 이닝을 효과적으로 소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다. 두산은 멀리 내다본 듯하다.

에이스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신인 김명신을 내세워 또 한번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김명신은 이미 김태형 감독에게 수 차례 칭찬을 받았다. 7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5.63으로 평범한 성적.

신인이라 경기운영능력과 경험 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약점은 있다. 때문에 얻어맞기도 했다. 하지만, 기록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완 유희관이라는 별명 그대로다. 도망가지 않고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제구력을 갖췄다. 보통의 신인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이런 부분은 누가 가르쳐준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최근 "등판을 마친 투수들의 몸을 만져보면 딱딱한데, 희관이도 그렇고 명신이도 몰랑몰랑하다. 그런 투수들은 등판 후 회복속도가 빠르다"라고 했다. 그만큼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당장은 롱릴리프로 뛰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승계투조의 메인 셋업맨이나 선발투수로 자리잡을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김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는 않는다. 어떻게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훗날 김명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장기적으로는 두산이 실전을 통해 젊은 선발투수감을 발굴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미 올 시즌 함덕주가 5선발로 자리매김했고, 판타스틱4를 뒷받침할만한 백업 선발투수들을 육성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두산은 시즌 초반 9승1무10패로 7위다. 그러나 여전히 치고 올라갈 저력이 풍부하다. 김명신으로선 25일 넥센전 선발등판이 또 다른 기회다.

[김명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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