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타격, 후배들에게 미안했다"…'최고참' 이용규의 반성과 다짐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올해는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대만 가오슝으로 떠났다. 데뷔 시즌을 제외한 생애 첫 1할대 타율로 크게 부진한 '베테랑' 이용규는 반등을 다짐했다.

지난 2004년 LG 트윈스에서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이용규는 데뷔 첫해 52경기에서 타율 0.129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2년차인 2005년부터 2021시즌까지 단 한 번도 1할대 타율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대표로 발탁돼 수차례 태극마크를 다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은 이용규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용규는 2022시즌 86경기에 출전해 54안타 21타점 34득점 12도루 타율 0.199 OPS 0.54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용규는 개막 첫 달인 4월 타율 0.220에 머무르더니, 5월 견갑골 미세 골절로 인해 고작 5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이용규는 6월 하순 그라운드로 돌아와 7경기에서 타율 0.316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7월 타율 0.218, 8월 0.167, 9월 0.207로 좀처럼 부활하지 못했다. 거듭된 부진 속에 출전 기회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데뷔 시즌인 2004년 이후 처음 1할대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키움은 올해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1군과 2군으로 구분 지어 운영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훈련 유형과 설정한 목표 방향에 따라 스프링캠프 인원을 나눴다. 대만 캠프의 경우 대만 프로야구팀과 10차례 이상 연습경기를 갖는 등 실전 위주의 일정을 소화한다. 따라서 지난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인해 86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용규는 대만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2021시즌 키움의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이용규는 소속팀을 옮긴 이후 처음으로 해외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용규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홍원기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대만행을) 결정하게 됐다. 대만이 날씨가 좋기 때문에 몸만들기는 좋다"며 "내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캠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지난해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최악의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이용규는 대만 캠프에서는 타격적인 면에 전념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작년에 타격이 말도 안 되게 무너졌다"며 "비시즌 개인 운동을 하고, 영상을 보면서 연구한 대로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짚은 부진의 배경은 무엇일까. 이용규는 "항상 시즌 초반에 좋았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부상 이후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 올해는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작년에는 스피드 쪽에서도 부족한 면이 많았다"며 "때문에 올해 더욱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결과들을 머릿속에 잘 새겨서 올해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스프링캠프에는 이용규와 송성문, 김웅빈, 전병우 등 경험이 많은 타자들도 참가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선수들이 더 많다. 이용규의 합류는 어린 선수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내가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대로 준비를 한다면, (어린 선수들이) 옆에서 보면서 느끼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은 올해 '우승'을 향해 달릴 전망. 오프시즌 이형종, 원종현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용규는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제 욕심이 많이 생기는 시즌인 것 같다"며 "작년에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 올해는 그라운드 안에서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