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시포드 세리머니'EPL서 유행→'집게 손가락 머리에'→타종목까지 확산 중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현지시간 1월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딩의 FA컵 4라운드. 올드 드패포드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맨유의 스트라이커 마커스 래시포드가 득점한 후 독특한 세리머니를 했다.

래시포드는 집게 손가락만 펴고 머리에 갖다 됐다. 마치 머리를 향해 무엇인가를 지적하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총을 들고 있는 나쁜 모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세리머니가 지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타종목 선수들도 따라하는 세리머니가 되었다고도 한다.

영국 더 선은 4일 맨유 스타 래시포드의 골 세리머니가 스포츠계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더 선도 정확히 래시포드의 세리머니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모양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고 한다.

래시포드는 레딩전에서 골을 넣은 후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집게 손가락을 머리에 갖다 댄 모습이다.

이날 경기 뿐아니다.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카라바오컵 준결승전 1차전에서도 래시포드는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과연 어떤 의미일까. 더 선의 결론은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였다. 하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팬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

래시포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신 건강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해 10월 웨스트 햄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올 시즌 잘하는 이유는 실제로 나의 경기력이 아니라 경기장 밖의 다른 것들이다. 그게 지난 시즌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라고 밝혔다.

웨스트 햄전 골은 그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100번째 골이었다. 그가 이 경기에서 ‘경기장 밖의 일’을 꺼낸 것은 정신적 고통을 극복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이론은 래시포드가 올드 트래포드 홈팬들의 엄청난 소리와 압박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래시포드가 집게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눈을 감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외부의 산만함과 원치 않는 비판을 차단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래시포드 세리머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염됐다.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도 따라하기 시작했다. 페스터필드의 아만도 도브라도 FA컵때 이 세리머니는 선보였다.

영국을 넘어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조슈아 키미히도 쾰른전에서 골을 넣은 후 따라했다.

축구를 넘어 타 종목 선수들에게도 번졌다. 최근 호주 오픈 개인 단식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테니스 슈퍼스타 노박 조코비치도 똑 같은 포즈를 취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마자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켰다. 맨유의 찐팬으로 알려진 잉글랜드의 크리켓 선수인 조프라 아쳐도 똑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이렇게 래시포드의 세리머니가 유행을 타자 팬들은 과연 이것이 래시포드의 창작물인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이 포즈는 이미 10년전에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스널의 니클라스 벤트너는 2011년에 비슷한 세리머니를 보여준 적이 있다. 울버스의 루벤 누베스도 2018년에도 이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었다.

더 선은 이 래시포드의 세리머니가 더 많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마도 이 세리머니가 과도한 팬심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들을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의미인 듯 하다.

[축구 선수들에게 유행중인 래시포드의 세리머니.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도 이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셜 미디어]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