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9' 충격의 무승부, 깨달은 김원형 감독 "내 생각 바뀌어야…"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최)민준이와 (한)두솔이를 두고 엄청 고민을 했다"

SSG 랜더스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9-9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8-1로 크게 앞서나가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것은 매우 뼈아팠다.

SSG는 경기 시작부터 두산의 선발 이영하 공략에 성공하며 무려 2이닝 만에 8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조금씩 두산에게 추격의 점수를 허용했지만, 경기의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순항하던 이반 노바가 6회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3실점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8회 대참사가 일어났다.

김원형 감독은 9-5로 앞선 8회말 KBO리그 통산 2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은 한두솔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두솔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고 후속타자 홍성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첫 번째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SSG 벤치는 '고졸 루키' 윤태현을 투입했다.

윤태현은 2022년 1차 지명 선수로 올해 시범경기에서 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 등판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고, 이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윤태현은 첫 타자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은 후 무사 만루에서 보크로 허무하게 한 점을 내줬다. 그리고 안권수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교체됐다.

SSG는 8회 세 번째 투수로 1군 복귀전을 치르는 김태훈을 투입했다. 그러나 김태훈 또한 조수행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준 뒤 강승호와 김재환을 연달아 볼넷을 내줬다. 어떻게든 경기의 흐름을 지켜야 했던 SSG는 서진용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국 9-9로 동점을 허용하게 됐다.

김원형 감독은 18일 경기에 앞서 "4점 정도의 점수 차는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일요일(15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4점 차에 경기가 뒤집혔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8회 투수 기용은 자신의 잘못으로 돌렸다. 김원형 감독은 "사실 (최)민준이와 (한)두솔이를 두고 엄청 고민을 했다. 민준이가 직전 등판 내용이 좋지 않았다. 두솔이는 지는 경기였지만 스트라이크를 잘 던져서 투입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두솔이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왜 최민준을 8회에 투입하지 않았을까. 사령탑은 "작년에 민준이가 선발, 불펜으로 던지면서 경험치를 많이 쌓았다고 생각했다. 민준에게는 미안하지만, 올 시즌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어제 민준이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줬다. 팬분들께서 오해할 수 있지만, 지지 않는 것도 소득이었다. 민준이가 3이닝을 던져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날(17일) 경기를 통해 깨달은 것이 많은 김원형 감독이다. 그는 "민준이가 12회까지 3이닝을 던지면서 본인에게도 큰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내가 민준이를 조금 더 믿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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