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조작 반칙에 뒤통수 얼얼한데…다시 신뢰 얻을까 [MD이슈]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조작 논란으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는 SBS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 방송을 강행한다.

지난 27일 SBS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편집 조작 관련 책임 프로듀서(CP) 및 연출자(PD)를 교체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재정비 후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편집 조작' 꼬리는 지난 22일 방송분에서 잡혔다. 이날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의 경기는 스코어 3대0→3대2→4대3→6대3으로 치열한 대결 끝 FC구척장신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방송 순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네티즌은 4대0 스코어판, 출연진 위치 등의 증거를 포착했고 '설마'는 진짜가 됐다. '골때녀' 측은 24일 오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고 시인했다.

그동안 출연진의 진정성을 무기로 인기를 끌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불과 4일 전만 해도 '2021 SBS 연예대상'에서 온갖 상을 휩쓸며 최고의 인기를 증명해 보였던 '골때녀'는 하루아침에 시청자를 기만한 프로그램이 됐다.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곧 분노로 이어졌고 화살은 출연진에게도 향했다. 진행자 배성재·이수근이 조작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배성재는 24일 오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후시 녹음이 편집 조작에 사용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뇌를 거치지 않고 읽은 건 제 뼈아픈 실수"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골때녀' 측은 다시 한번 입장을 내고 "배성재, 이수근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며, 두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김병지 감독은 "단순 편집이라고만 생각했지 조작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나는 '골때녀'를 예능이 담겨있는 스포츠로 봤다. 그런 범주는 편집에 의해서 재밌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순서 편집을 두둔하는 듯한 김 감독의 발언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한편 SBS 측은 27일 제작팀 교체·징계 사실을 알리며 "자체 조사 결과 시즌 1,2 일부 회차의 골 득실 순서가 실제 방송된 내용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예능이 재미라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하더라도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그 허용범위를 넘는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재정비 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새해에는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나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내세웠던 진정성을 잃은 '골때녀'는 만회골이 절실해졌다. 재기를 노리지만 '조작 프로그램'이라는 꼬리표를 떨쳐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골탈태하겠다"는 다짐이 과연 등 돌린 시청자들을 돌려세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오는 29일 '골 때리는 그녀들'은 결방한다.

[사진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