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불가침 56개'...푸이그, '국민 타자 성역' 넘어 아시아까지 정조준?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썰렁했던 2021 KBO리그가 스토브리그 12월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국인 용병제도가 1998년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역대급’ 외야수가 2022년 4월2일 키움 히어로즈의 홈 개막전에 첫선을 보인다.

단순히 메이저리그 몇 시즌 몇 경기 경력이 아니라 LA 다저스에서 시작해 2019시즌까지 3팀에서 7시즌을 풀로 뛴 ‘야구 기계(baseball machine)’로 태어났다는 타자이다.

내년에 32세로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1990년 쿠바 태생의 우투 우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고척돔에서 KBO리그 정규 페넌트레이스 첫 타석에 들어선다. 사고뭉치, 악동의 이미지가 있으나 그는 분명히 지금까지 KBO리그에 온 용병 타자들과 차원이 다른 선수이다.

2019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찾지 않아 멕시칸리그로 옮겼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외면은 야구 실력과는 무관하게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과 구단 감독 코칭스태프 동료들과의 소통과 불화가 문제가 됐다.

그러나 그는 월급 2만5000달러(약 3000만원)를 받으면서도 멕시칸리그에서 뛰었고 겨울에는 도미니칸 윈터리그를 치렀다. 경기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야구에 대한 열정과 도전 정신은 더 강해져 있다.

‘설마 KBO리그에 오겠어?’했던 푸이그가 연봉 100만달러(약 11억원)에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하고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현재 미국 구단에 소속돼 도미니카 공화국을 중심으로 중남미 스카우팅을 담당하고 있는 모 디렉터는 “솔직히 KBO리그 구단이 푸이그를 접촉할 것이고는 생각 못했다. 헨리 라모스 얘기가 있었을 뿐이다. 기대해볼만 하다. 푸이그가 20대 때의 파워를 앞세운 타격에서 이제 변화가 왔다. 나이를 먹으며 선구안도 좋아지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졌다.

올해 그의 나이 31세다. 좋은 팀을 만나면 전성기가 올 것으로 본다. KBO리그로 가면 30홈런은 기본으로 칠 것이다. 그 후부터는 과연 몇 개까지 갈 것인가 짐작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KBO리그를 낮춰보는 것 같아 말을 삼갔으나 50홈런도 가능한 분위기였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푸이그에게 KBO리그 투수들에 대한 분석과 성향에 대해 자료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쿠바산 타격 기계’ 야시엘 푸이그가 과연 국민타자인 이승엽(45)이 27세였던 2003년 세운 한 시즌 56홈런 신기록에 도전해 새로운 기록을 세워 낼지 여부이다. 그야말로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56홈런 근처에는 현대 유니콘스 심정수와 넥센 박병호가 53개, 그리고 용병으로는 삼성의 나바로가 48개, NC의 테임즈가 47개로 단지 가보기만 했을 뿐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깨어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은 없다. 일본프로야구 NPB가 그 충격의 역사를 고스란히 경험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블라디미르 발렌틴(현재 37세)이 2007년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트리플A 팀 루이빌 배츠에서 시작해 2009시즌까지 3년간 신시내티와 시애틀 2팀에서 모두 170경기에 출장해 511타수 113안타 타율 2할2푼1리를 기록하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성역을 무너뜨렸다.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네덜란드 영인 베네수엘라 북부 퀴라소 출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 2011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3년 9월15일 60홈 홈런을 터뜨렸다. 그의 나이 29세 때이다.

19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이 세운 55홈런 최다 기록을 2003년 이승엽이 깨고 아시안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울 때 만해도 일본 야구계는 자신들과는 다른 리그라고 외면했으나 별 경력이 없는 외국인 타자가 안방에서 보란 듯이 무너뜨렸다.

야구장에 ‘잠자리채’를 등장시킨 이승엽의 56홈런은 그가 후일 일본야구의 상징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타자가 된 배경이 됐다.

이번에 KBO리그로 오는 야시엘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861경기 834안타 132홈런을 친 타자이다. 블라디미르 발렌틴과는 체급이 다르다. 평균으로 보면 경기 당 거의 안타 하나는 친다. 타율 2할7푼7리였다.

KBO리그 144경기에서 그가 과연 몇 개를 칠 것인가. 188cm, 109kg의 체구에 엄청난 가슴 두께로 체형도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사이즈 ‘XXL’의 셔츠를 입는 상체를 가졌다고 소개한다.

[사진=키움 제공]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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