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날린 돈만 수십억…이래도 모임하시겠습니까?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꿈에 그리던 'FA 대박'도 날아갔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적모임을 가진 대가는 너무나 컸다.

파동의 출발은 NC 선수들의 사적모임이었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호텔방 한 자리에 모였고 박석민의 지인으로 알려진 여성 2명이 합세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위반한 것이다. 결국 지인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는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이 감염되는 단초를 만들었다.

리그 중단을 초래한 결정적인 사건이었기에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박민우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뽑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 감염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져야 했다. 박민우는 결국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박민우의 도쿄올림픽 출전 포기는 많은 것을 앗아갔다. 박민우가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 이상을 따냈다면 FA 등록일수 혜택으로 1년 앞선 올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리그에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2루수이기에 FA 시장에서도 적잖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박민우만 FA 대박이 날아간 것이 아니다. 키움 한현희도 '대박 찬스'를 놓쳤다. NC에 이어 키움과 한화도 '술자리 파문'이 밝혀졌고 이들 중 키움 한현희의 실명이 공개된 상태다.

한현희의 이름이 실명으로 공개된 이유는 그가 2020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현희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키움과 KBO가 공식 발표로 실명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표팀에는 한현희 대신 오승환이 합류했다.

한현희가 잃은 것은 태극마크가 전부가 아니다. 한현희 역시 올 시즌 등록일수만 채운다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리그에 귀한 토종 선발투수로서 분명 가치를 지닌 선수였다.

박민우는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아직 KBO는 키움과 한화 선수들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상태다.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한현희 역시 박민우에 버금가는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들이 그라운드에 돌아오면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 누가 거금을 투자할지는 의문이다. 원소속팀과 타팀들의 경쟁이 붙어야 몸값도 올라가기 마련. 이들은 실력과 커리어만 놓고 보면 충분히 타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FA 이적은 더더욱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됐다.

[박민우(왼쪽)와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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