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구속 137km’ 삼성 이승민에겐 슬라이더가 있었다 [MD코멘트]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첫 승은 데뷔 2년차 좌완투수 이승민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승민이 완벽투를 펼치며 삼성의 개막 4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이승민은 8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승민이 두산 타선을 잠재운 삼성은 박해민의 결승홈런, 강민호와 김상수의 멀티히트 등을 묶어 6-1로 승리하며 개막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승민의 안정적인 구위가 돋보인 경기였다. 1회말에 직구 위주로 수 싸움을 펼치던 이승민은 2회말부터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이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승민은 4회말에 급격히 투구수가 증가했지만, 5~6회말을 연달아 삼자범퇴 처리하며 시즌 첫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또한 팀 타선의 지원까지 받아 승을 챙겼다.

이승민은 경기종료 후 “형들이 수비를 잘해주신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 팀이 개막 4연패 중이어서 부담도 됐지만, 형들이 편하게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한 타자, 한타자씩 집중하며 승부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이어 “경기 시작할 땐 6이닝을 예상하지 못했다. 5회말이 끝난 후 더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코치님과 1이닝 더 던지는 것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막판 꾸준히 선발투수로 경험치를 쌓았던 이승민은 2021시즌 초반 삼성 마운드에 부상 변수가 생긴 상황서 대체 선발 임무를 맡았다. 이승민은 개막 3연승을 질주 중이던 두산 타선을 봉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2년차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승민은 구속이 아닌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유형이다. 이날도 직구 최고구속은 137km에 불과했지만, 슬라이더(34개)를 주무기 삼아 호투를 펼쳤다. 체인지업(9개), 커브(4개)도 적절히 구사했다.

이승민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으려고 했던 게 주효했다. 초반에는 제구력이 안 올라와서 ‘힘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많이 들어간 시점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이후부터는 직구 위주로 승부한 게 잘 통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승민은 또한 “지난 시즌 첫 등판(2020년 6월 13일 KT전 4⅔이닝 5실점) 결과가 너무 안 좋았었다. 올 시즌은 첫 등판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었는데 잘 풀렸다. 올 시즌 목표는 5승”이라고 덧붙였다.

[이승민. 사진 = 잠실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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