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베 단어? 몰랐다"…잘 나가던 '워크맨', 자막 논란으로 구독자 ↓+비난 세례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400만 구독자 수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방송인 장성규의 유튜브 예능 '워크맨'이 구설수에 휩싸였다.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서 쓰는 단어를 자막으로 활용,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워크맨'은 지난 11일 '부업' 편 영상을 게재하며 피자박스 접기 아르바이트에 도전하는 장성규, 김민아의 모습을 담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야외 촬영을 하지 못한 두 사람은 영화 '기생충'에서 화제가 됐던 피자박스 접기를 콘텐츠로 삼았다.

장성규와 김민아는 아르바이트 비용 정산 이후 피자 상자 18개를 더 접어야했고, 이 과정에서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무'가 일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단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를 뜬금없이 등장시켰다는 점에서도 지적이 줄을 이었다.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들은 "18개와 '노무'를 사용해 욕설처럼 보이게 하는 언어유희일 것", "너무 예민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컸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던 가운데, 타 콘텐츠에서도 '노알람' 등의 자막이 발견돼 제작진을 향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

결국 제작진은 12일 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부업'편에 사용돼 문제가 된 '노무(勞務)'라는 자막은 사전적 의미인 '노동과 관련된 사무'의 뜻으로 전달하고자 했음을 알린다"며 "해당 단어를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제작진의 과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수정 후 재업로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워크맨' 구독자들은 사과문이 변명으로 느껴진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특히 "'노무'라는 단어만 사용해서 문제가 될 걸 아니까 옆에 한자를 붙인 것이 아니냐", "인터넷 유행어는 다 가져다 쓰는 '워크맨'이 '노무'를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런 변명으로 통할 줄 알았다면 시청자 우롱이다", "최악의 사과문" 등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워크맨'은 이날 400만 구독자 수를 돌파했다. 역대급 기록이다. 출연자인 장성규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독자수 400만 명 화면을 캡처해 게재하며 "전설이 될 '워크맨' 400만 구독자 돌파. 여러분은 지금 '워크맨'이 써 내려가는 역사를 실시간으로 보고 계십니다"라며 "얼마나 좋으실까. 그 기념으로 우리 (김)민아 씨의 이상형을 알려드릴게요. 자신 있는 분들 드루와"라고 글을 적으며 자축했다.

너무 이른 축포였다. 제작진의 사과문이 게재된 후 '워크맨'은 약 3만 명이 구독을 취소했고, 그 결과 397만 명대로 떨어졌다. 웹 예능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던 '워크맨'이 구독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워크맨 캡처화면, 장성규 인스타그램]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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