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리키’ 실제 배관공이 주연배우로 캐스팅된 이유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노미네이트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석 매진의 화제작 ‘미안해요, 리키’가 주연 배우들이 싱크로율 100% 현실 공감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진짜 택배기사를 캐스팅 한 것 아닌가", "연기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눈물이 난다"는 극찬으로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을 받은 ‘미안해요, 리키’가 인생 연기를 보여준 주연 배우들의 특별 캐스팅 비화를 밝히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안해요, 리키’는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한 가장 리키가 예상 밖의 난관을 마주하며 가족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현실 공감 드라마. 켄 로치 감독은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초기작 ‘케스’에서부터 연기 경험이 없는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마술같은 리얼리즘을 이끌어냈다.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연기 경험보다 '영화 속 캐릭터의 삶의 경험을 배우가 함께 나누어 본 적이 있는지'의 여부였다. ‘미안해요, 리키’의 주연 배우들 캐릭터의 경험을 실제 삶에서 나눈 이들이기에 캐릭터와 완벽하게 일체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먼저, '리키' 역을 맡은 크리스 히친은 배관공이자, 리키와 같은 개인 사업자로 20년을 일했다. 꿈이었던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택 융자금을 거의 다 갚은 즈음인 마흔이 되었을 때였다.

초반에 ‘미안해요, 리키’는 뉴캐슬 출신 배우를 찾고 있었기 ??문에 히친은 자신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리키의 설정이 '맨체스터나 볼턴 출신'으로 바뀌며 오디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히친은 '보일러를 고쳐주고 수리비를 받고 있는데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았다'며 극적인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볼턴에 살고 있는, 맨체스터 출신이자 건설 노동자 경험이 있던 히친은 현실 '리키'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애비' 역의 데비 허니우드 또한 영화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이 극중 리키와 같이 노던록 은행이 무너진 후 정리 해고를 당했었던 것.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 보조 교사로 일한 허니우드는 경제 위기로 가정이 무너진 아이들을 가르치며 영화 속 여러 상황을 만날 수 있었다.

한편, 부부에게 삶의 이유가 되어주는 두 자녀, '세브'와 '라이자'역의 리스 스톤과 케이티 프록터 역시 ‘미안해요, 리키’가 데뷔작이었다. 케이티 프록터는 학교 연극에서의 연기를 눈여겨 본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디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첫 작품이었지만 놀라운 연기력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 프록터는 카메라 앞에서 '난 라이자야. 나라면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했다며 천재적인 신예의 시작을 알렸다. 리스 스톤은 '처음엔 조연을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주연이 되어 기뻤다'며 그래피티에 재능이 있는 세브가 되기 위해 그래피티 수업을 듣고 영화 속 그래피티를 그렸다고 전했다. 더불어 극중 가족이 진짜 가족 같았다고 말해 영화 속 리키 가족의 애틋한 케미가 현실에서도 이어졌음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영화 속 가장 놀라운 리얼리티는 영화 속 택배 기사 단역들에게서 나왔다. 이들은 모두 현재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이전에 일했던 이들로 세트장에서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어떤 압박감이 있는지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영화와 현실의 마법같은 콜라보레이션은 ‘미안해요, 리키’의 메시지를 더 진정성있게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여운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한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외쳐야 한다'고 말하며 뜨거운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켄 로치 감독이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세상을 향해 부치는 편지와도 같은 영화 ‘미안해요, 리키’는 "마스터피스! 켄 로치 최고의 영화가 탄생했다!"-Screen Daily, "인간에 대한 뜨거운 공감을 담은 드라마. 강력한 클라이막스 씬으로 치달으며 숨을 멎게 만든다"-The Hollywood Reporter, "켄 로치는 유머와 인류애의 순간으로 빛나는 활기있고 강력한 영화를 창조했다"-CineVue, "사람들의 일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또 다른 친밀하고 힘있는 드라마"-Variety, "블루칼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감독이 다시 카메라를 들어야 했던 이유"-Nobless 등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연말을 장식하는 거장의 가족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미안해요, 리키’는 오는 12월 19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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