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 김동진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현역에서 물러나는 김동진이 지도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김동진은 1일 오후 효창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은퇴가지회견에 참석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0년 K리그에 데뷔한 김동진은 서울 울산 서울이랜드FC 등에서 활약하며 K리그 통산 185경기에 출전해 15골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A매치 62경기에 출전한 김동진은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또한 제니트(러시아) 항저우(중국) 무앙통(태국) 키치(홍콩) 등 해외무대에서 활약하기도 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동진은 오는 24일 열리는 키치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현역 고별경기를 치른다.

김동진은"실감나지 않는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올초 플레잉코치를 하면서 유소년들을 지도하면서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받았던 사랑과 관심, 그 동안 선수를 하면서 많은 팬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어떻게하면 돌려드릴 수 있을까' '어떤 일이 더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코치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동진과의 일문일답.

-은퇴소감은.

"그 동안 선배들과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이 순간이 과연 올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오게되니 실감나지 않는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올초 플레잉코치를 하면서 유소년들을 지도하면서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받았던 사랑과 관심, 그 동안 선수를 하면서 많은 팬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어떻게하면 돌려드릴 수 있을까' '어떤 일이 더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코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지만 한국축구를 위해 유소년들에게 더 좋은 지도자로 임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은퇴를 막상 한다고 하니깐 2000년 프로에 입단하면서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는 시간이 늦게 올것이라 생각했다.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도 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좋았던 순간은 처음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에 출전했던 2006년이다. 소속팀에서는 제니트에 있을 때 UEFA컵 우승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중요한 경기를 꼽자면 2004년 12월 19일 독일전 A매치다. 그 경기가 대표팀에서는 기억에 남는다. 소속팀에서는 제니트에서의 UEFA 결승전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라운드에서 영광을 함께 나눴던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독일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당시 독일은 최정예 멤버가 왔었다. 우리와 경기하기 이전에 일본을 3-0으로 이기고 온 상황이었다. 한국은 세대교체 기간이었다. 우리는 베스트가 아니었다. 월드컵 멤버였던 형들이 많이 뛰지 않았고 어린 선수 주축이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칸을 상대로 골을 넣어서고 승리도 했었다."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한국이 독일을 이겼는데 그 동안 한국축구가 변화한 부분은.

"내가 유럽에 진출했을 때는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같은 선배님들 밖에 없었다. 지금과 차이를 말한다면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 경험을 쌓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축구가 유럽에서 많이 뛴다는 것 자체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겨 그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은퇴를 아쉬워한 사람은.

"주위에서는 '그만해라'. 이영표 선배도 3주전에 홍콩에 왔었다. 그만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낫다는 조언도 해줬다. 홍콩에 있으면서 김판곤 위원장님도 한번씩 오셔서 생각해봐야하지 않냐는 조언을 해주셨다. 조재진은 그만하고 한국으로 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가족들도 아쉬워할 것 같은데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가족이다. 나의 와이프에게 가장 감사하다. 축구 관계자분들, 감독님 두 분이 계신다. 한국 감독님은 2000년 안양에 입단했을 당시 조광래 감독님이다. 당시 어린나이에도 많은 기회를 주시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셨다. 조광래 감독님이 영향을 주셨다. 또 한분은 아드보카트 감독님이다. 제니트에 나를 데려 가셨고 선수생활을 하며 가장 좋은 커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

"여러 유형의 지도자가 있다. 전술, 전략에 있어 좋은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것에 더해 선수들의 마음을 읽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외국에 있다보니 한국은 감독님과 코치진을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유럽도 그렇고 가까운 홍콩이나 태국을 보면 선수들이 감독과 친구처럼 이야기도 잘하고 자기 표현도 확실하게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적인 지도자 마인드와 외국 지도자의 마인드를 결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면에서는 선수들에게 지시도 하고 열린 마음으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100%, 120% 쏟아낼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생활 기간 중 건강상의 문제도 있었는데.

"딱 10년전이다. 10년전에 파주에서 쓰러진 이후에 축구인생이 롤러코스터처럼 변화했다. 많은 분들이 그 사건 이후 건강에 대한 문제와 건강에 대한 걱정을 많이해 주셨다.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 멀어졌고 대표선수로 기회가 2010년 월드컵 이후 찾아오지 않았다. 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건강 괜찮냐는 이야기를 하신다. 지금까지 내가 뛰는 것도 모르는 분도 많으셨다. 뛰는 것을 알고나면 '아직까지 뛰었어요?'하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다. 10년 동안 나의 마음은 하나였다. 아직도 김동진이 건강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하자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을 가지고 계속 뛰었더니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선수로 계속 뛸 수 있었다. 가족이 큰 힘이 됐다. 가족이 없었다면 나도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와이프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옆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키치에서는 어떤일을 하게되나.

"내일부터 1군팀 수비코치로 들어가 정식적으로 하게 된다. 키치는 코치들이 유스도 함께 지도해야 한다. U-15팀을 함께 지도하며 아이들의 코치를 해야 한다."

-자신의 선수생활을 평가한다면.

"80점은 줘도 될 것 같다. 내 자신에게 말해본다면 주위에서는 월드컵도 나가고 올림픽도 나가고 아시안게임도 나가고 겉으로 보기에는 커리어를 많이 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갔다. 러시아도 당시에는 생소했고 중국에 갔을 때, 태국에 갔을 때, 홍콩에 갔을 때 한국에서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축구팬들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왜 가냐'하는 시선이 있었다. 그 곳에서 한국 선수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 그랬더니 많은 선수들이 그 이후 열린 생각으로 그곳을 도전하게 됐다. 그 곳을 찾아 자기의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너무나 힘들고 외롭기도 했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것은.

"러시아리그를 우승하고 팀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샤흐타르와 같은 조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단 1분이라도 기회를 주시길 바랬는데 챔피언스리그를 뛰지 못한 것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다."

-러시아 태국 홍콩 등 생소한 곳에서의 도전을 선택했던 이유는.

"그 시기 때 가장 좋은 제의가 왔었고 도전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선택을 해야하는 시간이었다."

-홍콩과 태국 등을 도전하게 될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젊은 선수들은 추천하지 않는다. K리그 아니면 유럽으로 갔으면 한다. 나이가 있고 K리그에서 자리가 없지만 그 곳에 가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시장 자체는 나쁘지 않다. 축구 열기가 태국 같은 경우는 경기장이 가득찰 만큼 축구할 맛도 난다. 태국 선수들의 기술이 좋다. 피지컬과 정신력이 약하지만 기술적인 면과 볼을 다루는 감각은 뒤쳐지지 않는다. 가능성있는 선수들말고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도전할 만한다. 중국 시장은 내가 있을 때 막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다. 2012년에 갔었는데 그 당시 아넬카, 드로그바 같은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 선수들을 상대하면 팀 적으로는 약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있어 개인적인 발전이 있다. 수비수 같은 경우는 최정상급 선수들을 유럽이 아닌 중국에서 상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젊은 선수들이 그 곳에서 도전하는 것은 반대다. 유럽은 환경과 선수들의 수준이 다르다. 스페인과 독일 같은 리그가 아니라도 벨기에나 네덜란드 리그 같은 곳에도 도전하고 많은 것을 얻었으면 좋겠다. 실패하더라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대표팀 활약 당시 측면수비수에 대한 고민이 적었는데.

"우리 때는 이영표라는 선수가 독보적으로 잘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지금도 축구 선수들 중 왼쪽 수비수를 보면 모두 개성있고 능력이 있고 왼발도 잘 사용한다. 선수들의 성향이 어떤 선수는 공격적인 선수가 있고 어떤 선수는 수비적인 선수가 있다. 지금 왼쪽 수비들을 보면 공격적인 재능은 좋은 것 같다. 김진수나 홍철 같은 선수를 보면 크로스도 좋다. 그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경기를 하다보면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도자로서의 목표는.

"홍콩에서 나의 지도자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홍콩에도 유럽출신의 좋은 지도자들이 있다. 그 지도자들에게도 배우며 한단계 한단계 좋은 지도자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어느자리까지 올라갈지 모르지만 한국이 됐든, 동남아가 됐든, 유럽이 됐든 어디일지 모르지만 좋은 지도자로 한국축구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이바지하고 싶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 영향을 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고별전을 맨체스터 시티와 치르게 됐는데.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이 있다. 좋은 점은 은퇴경기를 좋은 팀과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 같은 경우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이고 그런 팀을 상대하는 것이 영광스럽다. 안좋은 점은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서 실점도 많아지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수비만 해야한다."

[사진 =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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