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두산전 17연패 탈출로 역대급 기록 2개 피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하마터면 '역대급 기록' 2개에 이름을 올릴 뻔했다. LG가 길고 길었던 두산전 17연패 터널에서 빠져 나왔다.

LG 트윈스는 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6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올해 두산에게 철저하게 괴롭힘을 당했던 LG는 시즌 최종 맞대결에 가서야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이날 LG는 선발투수로 나선 차우찬과 더불어 외국인투수 타일러 윌슨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려 했으나 그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윌슨은 오른 팔이 뻐근하다고 하더라. 나올 수 없다"라고 밝혔다. 고관절 부상에 시달리는 헨리 소사는 1군 엔트리 조차 복귀하지 못했다.

결국 믿을 구석은 차우찬 뿐이었다. 그런데 차우찬이 해냈다. 아마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완투가 없었던 차우찬이 9회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차우찬은 결국 완투했다. 이는 LG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채은성과 양석환이 백투백 홈런을 치는 등 기선제압 역할을 하면서 LG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 있었다.

LG는 올 시즌 두산을 만나면서 뜻하지 않게 '역대 기록'에 다가가고 있었다. 특정 구단 상대 최다 연패, 그리고 단일 시즌 특정 구단 상대 전패 기록이 그것이다.

프로 원년인 1982년 삼미는 OB(현 두산)에 16전 전패를 당했다. 당시 삼미는 시즌 전적 15승 65패(승률 .188)의 최하위팀이었다. 전력 불균형이 심했던 프로 원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롯데는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KIA에 18연패의 수모를 겪었다. 그때 롯데는 팀 창단 후 최악의 암흑기를 통과하는 중이었다.

프로 원년 꼴찌팀과 암흑기 수렁에 빠진 팀의 기록인 것이다. 그래도 올해 LG는 시즌 중반에도 2위 경쟁을 했던 팀이 아닌가. 그래서 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두 가지 불명예 대기록에 이름을 남길 뻔했던 LG로선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LG는 차우찬의 134구 완투에 힘입어 두산을 제압했고 류중일 감독도 그렇게 LG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두산전 승리를 따냈다.

[LG 차우찬이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 vs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정주현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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