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준우승 두산, 위력 떨어진 판타스틱4에 눈물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가 올 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의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이들이 2016시즌서 합작한 승수는 무려 70승. 팀 전체 승리(93승)의 75%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니퍼트의 22승을 비롯해 보우덴 18승, 장원준 15승, 유희관 15승 등 각자의 면모도 화려했다. 그리고 이들은 NC와의 한국시리즈서 4승 무패의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그야말로 판타스틱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난해의 명성을 잇지 못했다. 에이스 니퍼트와 장원준이 각각 14승을 거뒀지만 지난해만큼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았고, 유희관도 간신히 10승을 넘겨 11승을 올렸다. 가장 큰 문제는 보우덴이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시즌을 절반 가까이 치르지 못한 것. 시즌 성적은 17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64에 불과했다.

이들은 NC와의 플레이오프서 분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니퍼트가 5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더니 장원준까지 홈런 3방을 맞고 5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보우덴은 3이닝 3실점, 유희관은 4⅔이닝 4실점으로 아예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 타선의 힘이 아니었다면 한국시리즈 진출 자체가 힘들 수도 있었다.

한국시리즈에 돌입해서는 그나마 니퍼트-장원준 원투펀치가 페이스를 회복했지만 장원준이 나온 2차전 양현종에게 완봉승을 내줬고 3차전에선 보우덴이 팻 딘에 완패를 당했다. 이어진 4차전 유희관의 6⅓이닝 3실점 호투는 타선 침체에 빛이 바랬다.

그리고 두산은 마지막 5차전 최후의 보루였던 니퍼트 카드마저 무너지며 KIA에게 우승 트로피를 헌납했다. 올 시즌 판타스틱4가 부진했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지난해 활약이 워낙 좋았기에 올 시즌 투구가 더욱 아쉬워 보였다. 아울러 3주를 넘게 쉰 KIA 선발진을 압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판타스틱4의 열세 속에 두산의 2017시즌은 그렇게 마감됐다.

[(좌측부터)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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