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0년의 기다림' 광주서 우승 헹가래 나올까요?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7 KBO 한국시리즈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팡파르한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만남은 벌써부터 많은 야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정규시즌을 지배한 KIA와 가을야구에 최적화된 DNA를 보유한 두산이기에 올해 한국시리즈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는 KIA는 '20승 듀오' 양현종-헥터 노에시와 최형우, 로저 버나디나, 김선빈, 안치홍, 나지완, 김주찬, 이범호, 이명기 등으로 대표되는 핵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도 만만치 않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이 버티는 선발진은 물론 함덕주가 가세한 불펜도 강점이다. 김강률도 뒷문을 단단히 지키는 중이다. 오재일, 김재환, 박건우,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 등이 포진한 타선도 어마어마하다.

단점도 명확하다. KIA는 시즌 내내 불펜 때문에 쉽게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두산과 달리 8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만큼 한국시리즈 경험이 풍부한 선수도 찾기 어렵다. 두산은 '판타스틱4'로 불리는 선발진이 강점으로 부각돼야 하지만 정작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나란히 부진해 고민이 크다. 김재호, 양의지 등 부상 변수를 안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아무리 봐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2017 한국시리즈. 그렇다면 어느 팀이든 우승 헹가레를 할 장소는 광주가 유력해 보인다.

이제 한국시리즈에서는 중립경기 제도가 사라져 있다. 따라서 올해 한국시리즈는 1,2,6,7차전을 광주에서, 3,4,5차전을 잠실에서 치른다.

만약 6차전 또는 7차전에서 우승 트로피의 향방이 가려진다면, 무려 30년 만에 빛고을에서 우승 세리머니가 연출될 수 있다.

KIA의 전신인 해태는 'V9'이란 난공불락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정작 광주에서 우승 헹가래를 한 것은 1987년이 유일했다. 그해 삼성이 전후기리그를 석권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해태는 3,4차전을 광주 무등구장에서 치렀는데 해태가 4전 전승으로 삼성을 꺾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해태는 1983년 MBC 청룡, 1986년 삼성, 1988~1989년 빙그레, 1993년 삼성, 1996년 현대, 1997년 LG를 꺾고 정상에 올랐지만 세리머니를 펼친 곳은 잠실구장이었다. 1991년 빙그레를 제압한 곳은 대전구장. 물론 3만 관중이 가득한 잠실은 해태 팬들의 규모도 엄청났으나 중립경기 제도 때문에 광주 팬들이 우승 헹가래를 구경하는 일은 단 1차례가 전부였던 것이다. KIA가 2009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한 곳 역시 잠실구장이었다.

사실 이는 타이거즈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잠실구장이 본격 등장한 후 잠실이 아닌 곳에서 우승 헹가래가 나온 사례는 1987년 해태를 시작으로 1990년 LG(대구), 1991년 해태(대전), 1994년 LG(인천), 1998년 현대(인천), 2000년 현대(수원), 2002년 삼성(대구), 2007년 SK(인천), 2010년 SK(대구), 2013년 삼성(대구), 2016년 두산(마산)이 전부다. 이마저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팀 중 한 팀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거나 시리즈가 잠실 중립경기로 넘어가기 전에 우승을 확정지었기에 가능했다.

시대는 변했다. 수많은 야구 스타의 산실인 광주는 그에 걸맞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존재한다. 올해 KIA의 선두 질주로 광주엔 100만 관중 시대가 열렸다. 102만 4830명이 입장한 것이다. KIA의 선전과 팬들의 응원으로 챔피언스필드에서의 첫 한국시리즈가 열린다. 누가 이길지는 모르지만 광주 팬들은 우승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대감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지난 한국시리즈 경기들과 차이가 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전경.(첫 번째 사진) 2009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KIA 선수단.(두 번째 사진) 2016 한국시리즈를 점령한 두산 선수단.(세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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