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진욱 감독 “비디오판독, 정확성보단 신뢰의 문제”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이건 신뢰의 문제다.”

kt 김진욱 감독이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전날 울산 문수구장에서 발생했던 비디오판독 오심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지난 20일 울산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 경기서 손아섭(롯데)은 오심으로 인해 홈런을 인정받지 못했다. 손아섭은 윤성환의 2구째 140km 직구를 공략, 좌중간 외야 담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손아섭의 타구는 담장 위의 노란선과 담장 뒤에 설치된 철조망을 차례로 맞은 뒤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홈런.

이 때 삼성 측에서 홈런 판정과 관련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그리고 비디오판독센터는 홈런을 2루타로 판정 번복했다. 중계화면 상 타구는 담장 위 노란색 라인을 맞고 뒤쪽의 철제 울타리를 맞았지만 비디오판독센터의 눈은 달랐다. KBO 측은 뒤늦게 비디오판독이 잘못됐다고 시인했으나 손아섭의 타구가 이미 2루타로 기록된 뒤였다. 롯데는 이날 연장 끝에 삼성과 4-4 무승부를 거뒀다.

김 감독은 “나도 어제(20일) 그 장면을 봤다”라고 말하며 “사실 올스타전에 앞서 10개 구단 감독들이 모여 비디오판독, 스트라이크존 등 전반기 현장에서 느꼈던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여기서 모든 감독들이 비디오판독을 전광판에 띄우자는 의견에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7월 초 현장에서 최초로 “비디오판독센터에서 보는 화면을 각 구장 전광판에 띄웠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당사자다.

김 감독은 이날 그 의견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하며 “비디오판독은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신뢰의 문제다. 어제 같은 일이 자꾸 발생하면 불신이 자꾸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심판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디오판독센터가 생기면서 사실은 판정이 더 정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오래 걸려야 할 이유가 없는 것도 오래 걸리며 경기 흐름에 방해가 될 때도 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비디오판독 화면을 전광판에 띄운다면 이를 당사자, 심판, 팬들이 다 같이 보면서 신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분석센터에서도 더욱 신중하게 판정을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kt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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