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혹은 악연' NC 김경문 감독이 본 김성근 감독 퇴진

[마이데일리 = 고척돔 고동현 기자] 표정이 많은 것을 말해줬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성근 감독 퇴진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5개 구장 경기를 앞두고 '빅 뉴스'가 터졌다. 김성근 감독 퇴진 소식이 전해진 것. 경질과 자진사퇴 문제가 있지만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나는 것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김성근 감독을 말할 때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OB 베어스와 태평양 돌핀스에서 사제 관계였으며 2000년대 후반에는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많이 있었다. 악연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상황.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하지만 복잡미묘한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말문을 열기 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 김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말이 잘 안 나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감독은 "감독 시작할 때만 해도 밑에서 2~3번째였는데 이제는 가장 나이 많은 감독이 됐다. 언제든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인 만큼 초연해진다"면서도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는 자리인 것은 맞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끝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날 김경문 감독의 말 자체는 원론적인 말들이었지만 표정과 행동에서 '사제지간 혹은 악연'을 떠나 보내는 심경을 읽을 수 있었다.

[SK 감독과 두산 감독 시절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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