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에이리언:커버넌트’, 섬뜩하고 오싹한 에이리언 전설의 시작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SF는 현실을 반영하는 장르다. 미래 시점의 이야기를 통해 현 시대의 문제를 성찰하는 특성을 지녔다. 1979년 ‘에이리언’으로 SF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시리즈의 근본 질문, 그러니까 누가 왜 에이리언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섬뜩하고 오싹하게.

2094년 ‘프로메테우스’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인 210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임무를 가지고 목적지로 향하던 커버넌트 호는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승무원들은 행성을 탐사하던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공격적 괴생명체 에이리언의 습격을 받는다. 생존을 위해 도망치던 탐사팀 리더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는 10년전 이 행성에 불시착한 프로메테우스 호에 타고 있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을 만나게 된다.

‘에이리언:커버넌트’는 창조주와 피조물이라는 신화적, 종교적 영역의 상관 관계를 인공지능을 통해 과학적, 현실적으로 바꿔 에이리언 탄생의 기원이 무엇이었는지를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미래 인공지능은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등 만만치 않은 철학적 주제를 녹여낸다.

인간 정서를 지닌 인공지능 데이빗과 인간 정서를 지니지 않은 인공지능 월터(마이클 패스벤더)가 각자의 능력치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대목에서 창조주와 피조물의 역학적 관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이 영화는 결국 모든 악의 씨앗이 결국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에이리언: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보다 명확한 논리를 갖춘 데다 비주얼과 긴장의 강도 측면에서도 전작을 뛰어 넘는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에이리언의 이미지부터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액션신에 이르기까지 시리즈의 익숙한 문법을 따르면서도 한층 스릴 넘치는 장면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에이리언과 인간의 강렬한 대결은 이전 시리즈 보다 더 큰 스케일로 펼쳐지고, 새로운 여전사로 등장한 캐서린 워터스톤도 시고니 위버에 버금가는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1인 2역으로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후속편을 강하게 암시하는 라스트신은 향후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에이리언:커버넌트’는 향후 펼쳐질 ‘에이리언’ 유니버스를 확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전설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