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슨 제칠까?’ 삼성 라틀리프 “연속 더블 더블, 2위로도 충분”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2위에 그친다 해도 충분히 좋은 성적이라 생각한다.”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연속 경기 더블 더블 행진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나란히 1~2위 기록을 스스로 경신해나가고 있다.

라틀리프는 2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37분 50초 동안 23득점 14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삼성의 85-77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만 해도 라틀리프의 공격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로드 벤슨의 높이에 밀려 4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2점슛은 4개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자유투만으로 넣은 4득점이었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3쿼터부터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폭발력을 과시했다. 벤슨은 라틀리프의 기동력을 따라붙지 못했고, 덕분에 라틀리프는 3쿼터에 10득점 6리바운드를 집중시켰다. 라틀리프는 이어 4쿼터에도 4개의 야투를 모두 넣는 등 9득점 5리바운드를 추가했다.

라틀리프는 2012-2013시즌 울산 모비스에서 데뷔한 후 골밑장악력에 기동력까지 두루 갖춘 빅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KBL에서 5시즌째 치르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속공 트레일러 역할을 도맡으며 한국형 외국선수로 맹활약 중이다.

라틀리프는 “내 장점이 체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체력이 부족한 선수와 맞붙을 때 더 적극적으로 속공에 가담하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운동을 한다. 먹는 것은 별다를 게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라틀리프는 24경기 연속 더블 더블을 작성, 이 부문 2위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라틀리프는 “리바운드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며, 더블 더블은 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우리 팀 슈터들이 슛을 던질 때 ‘안 들어가도 라틀리프가 잡아주겠지’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1위는 이날 맞대결한 벤슨이다. 라틀리프는 벤슨과 2012-2013시즌 막판부터 2013-2014시즌까지 모비스에서 함께 뛴 바 있다. 벤슨 역시 이날 14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 28경기 연속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자신의 손으로 벤슨의 기록을 저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라틀리프는 “벤슨은 모비스 시절 동료였던 만큼, 딱히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다. 내 기록이 2위에 그친다 해도 충분히 좋은 성적이다. 당연히 1위까지 하면 좋겠지만, 끝나더라도 다음에 또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 = 잠실실내체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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