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승부처: 화들짝 놀란 우리은행, 절망적인 신한은행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늘부터는 정상적으로 합니다. 챔프전 준비해야죠."

2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챔프전 모드를 선언했다. 정규시즌 5연패 확정 직후 6라운드는 살짝 느슨하게 운용하면서 주축들에게 적절히 휴식을 줬다. 외국선수들을 철저히 20분씩 나눠 출전시켰고, 작전시간은 막판 2경기에만 사용했다.

그러나 7라운드 5경기를 통해 챔피언결정전 준비가 필요하다. 챔피언결정전에 필요한 각종 전술을 시험하고, 선수들에게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실전만큼 좋은 챔프전 대비무대는 없다.

우리은행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백코트 듀오 박혜진과 이은혜가 나란히 부상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가벼운 부상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유쾌하지 않았다.

박혜진은 1쿼터 7분36초전 페넌트레이션을 시도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강한 충격을 받았다. 다리로 착지하지 못하고 공중에 뜬 상태에서 온 몸으로 플로어를 내리 찍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나 결국 스스로 일어났다. 위 감독은 박혜진을 라커룸에서 쉬게 했다. 이날 경기에는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대신 이은혜가 출전했다. 그러나 2쿼터 5분45초전 마크맨 김규희를 따라가다 엔드라인 부근에서 곽주영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발목에 충격을 받았다. 이은혜는 올 시즌 발목 부상으로 한 동안 고생했다. 발목 자체가 예민하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코트를 떠났다. 박혜진과 이은혜가 잇따라 부상으로 물러나자 우리은행 벤치 표정이 일순간 굳었다.

위 감독은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이은혜를 다시 기용했다. 이은혜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 전반전 막판 어수선했던 우리은행은 3쿼터 초반 존쿠엘 존스와 임영희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홍보람이 전반전 막판 1번을 볼 때는 공격 매커니즘이 원활하게 가동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한편, 신한은행은 경기 내내 우리은행을 상대로 강하게 저항했다. 알렉시즈 바이올레타마를 퇴출하고 영입한 빅토리아 맥컬리의 기량이 의외로 괜찮았다. 경기 초반 맥컬리를 중심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린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맥컬리는 최근까지 프랑스리그에서 뛰었다. 일단 게임체력은 문제가 없었다. 신기성 감독은 "발을 빼는 부분이나 골밑에서 움직이는 기술이 괜찮다"라고 했다. 체격은 호리호리하지만, 의외로 괜찮은 기술을 갖고 있었다. 존쿠엘 존스를 상대로 턴어라운드 슛을 잇따라 터트렸고, 골밑으로 밀고 들어가서 페넌트레이션 득점도 올렸다. 팀 훈련에 단 세 차례 참가했지만, 의외로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도 돋보였다. 1쿼터에만 8점을 올렸다. 이때 신한은행이 잡은 흐름을 우리은행이 확실히 꺾어놓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빠진 상황서 자연스럽게 경기 내내 임영희와 존스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신한은행도 김단비와 데스티니 윌리엄즈를 중심으로 저항했다. 신한은행은 경기종료 6분58초전 작전시간 이후 윌리엄즈 대신 4반칙의 맥컬리를 투입했다. 그만큼 신 감독이 맥컬리의 경기력을 좋게 봤다는 의미였다. 파울트러블이었으나, 일종의 승부수였다. 맥컬리는 4분37초전 존스의 포스트업을 막으면서 트레블링을 유도,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경기종료 4분전 존스를 막다 5반칙 퇴장했다.

결국 경기 막판 존스의 위력이 돋보였다. 5분20초전 공격리바운드는 이후 홍보람의 역전 3점포로 연결됐다. 맥컬리가 5반칙 퇴장한 뒤 윌리엄즈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신한은행은 김단비와 곽주영을 앞세워 추격했으나 우리은행은 존스와 임영희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존스의 골밑 장악력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 존스는 28분55초간 20점 25리바운드 4블록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윌리엄즈가 존스에게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우리은행의 67-60 승리.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저항과 박혜진, 이은혜 부상에 화들짝 놀란 경기였다. 하지만, 결국 존스를 앞세워 승리하면서 최고승률 도전도 이어갔다. 반면 신한은행은 이날 패배로 6연패에 빠지면서 KEB하나은행과 공동 최하위가 됐다. 4경기 남긴 상황서 3위 KB에 1.5경기 뒤졌다.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절망적이다.

[존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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