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식스맨들, 마침내 알을 깼다…단독 선두 지원사격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 식스맨이 하나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노리는 KGC인삼공사의 또 다른 무기다.

KGC인삼공사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29승 13패를 기록, 1위에 올라있다. 지난 19일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95-76으로 완승, 2위 서울 삼성과의 승차 1경기를 유지했다.

KGC인삼공사는 벤치멤버 전력이 가장 좋은 팀으로 꼽혔지만, 알을 깨고 나온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결국 활용자원이 많은 와중에도 오세근, 이정현이 강행군을 소화해왔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지난 17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전성현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성현은 이날 6분 56초 동안 단 2개의 3점슛 시도로 6득점, KGC인삼공사가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83-78로 이기는데 힘을 보탰다.

3쿼터 종료 직전 9점차로 달아나는 3점슛을 터뜨린 전성현은 4점차로 쫓긴 4쿼터 중반에는 SK에 찬물을 끼얹는 3점슛을 넣기도 했다. 사실상의 쐐기포였다. 김승기 감독 역시 “슈터라면 그런 면이 있어야 한다”라며 전성현의 이날 활약상에 만족감을 표했다.

식스맨들의 활약상은 19일 LG전에서도 계속됐다. ‘깜짝 선발’ 박재한이 포문을 열었다. 김종근 대신 선발로 투입된 박재한은 1쿼터에 8분 3초 동안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생산성을 뽐냈다. 1쿼터 초반 기승호의 트래블링을 유도한 것도 박재한이었다.

KGC인삼공사는 박재한 덕분에 1쿼터에만 5개의 속공을 전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김)시래와 신장이 비슷해 선발로 투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박)재한이가 수비, 슈터들을 살려주는 패스, 속공을 잘해줬으면 한다”라는 김승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상이었다.

무엇보다 김민욱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김민욱은 이날 16분 32초 동안 3점슛 2개 포함 19득점을 기록했다. 19득점은 김민욱의 개인 최다득점이었다. 또한 오세근은 김민욱의 활약 덕분에 4쿼터 내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KGC인삼공사는 그간 오세근과 이정현의 출전시간이 많았고, 이는 한때 ‘혹사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승기 감독은 “시즌 초반에 처지면,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힘들다. 그래서 4라운드까진 주축선수들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할 계획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은 또한 “5~6라운드가 식스맨들의 출전시간을 늘릴 시점이라 구상하고 있었다. 실제 LG전에서 식스맨들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여 기분 좋다”라고 덧붙였다.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GC인삼공사에게 2월 넷째 주는 ‘산 넘어 산’이다. KGC인삼공사는 23일 전주 KCC와 맞붙는데 이어 25일 고양 오리온, 26일 부산 kt를 상대로도 원정경기를 치른다. 4일간 전주-고양-부산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식스맨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원정 3연전에 앞서 식스맨들이 예열을 마쳤다는 점은 KGC인삼공사에게 고무적인 부분일 터.

전성현은 “‘주전 혹사’라는 얘기가 많은데, 식스맨들이 감독님께 믿음을 못 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정규리그가 12경기 남았는데, 그동안이라도 감독님이 믿을 수 있도록 더 잘하고 싶다. 주전 혹사라는 얘기가 안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오세근과 이정현이 공격 주요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사이먼은 여전히 정상급 빅맨으로 활약 중이다. 키퍼 사익스 역시 퇴출 위기를 딛고 잠재력을 과시, KGC인삼공사의 상승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병현이 시즌 막판 또는 플레이오프서 복귀하는 가운데 전성현, 김민욱, 문성곤 등 식스맨들의 지원사격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까. KGC인삼공사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 더 나아가 V2를 위해 갖춰져야 할 ‘마지막 퍼즐’이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상), 문성곤-김민욱-전성현(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