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지 않는’ kt, 순위 싸움 변수로 급부상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부산 kt 소닉붐이 프로농구 막판 순위싸움의 변수로 급부상했다.

2016-2017 KCC 프로농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최근 5경기 성적은 3승 2패. 5번의 승부는 모두 5점 차 이내였고, 3승은 동부, 오리온, 모비스 등 갈 길 바쁜 상위권 팀들로부터 챙긴 승리였다. 최근 정규리그 순위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단 걸 입증하고 있는 kt다.

지난 19일 2위 삼성과의 원정경기도 그랬다. kt는 전반전을 11점 차 열세로 마무리했으나 후반 이재도, 김영환, 김현민 등 국내 선수들의 투지 있는 플레이를 앞세워 삼성을 끝까지 압박했다. 김영환의 짜릿한 3점슛 2방에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부는 오리무중이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승리에도 “하위팀이라고 만만히 보면 안 된다. 준비가 부족했다”라고 반성했다.

4쿼터만 되면 와르르 무너지던 kt에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kt 조동현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경험 축적을 최근 상승세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kt의 최근 농구를 보면 꾸준한 리온 윌리엄스에 이재도, 김현민, 김우람, 김영환 등 국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다. 특히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영환의 4쿼터 노련한 플레이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한 선수에게만 의존하다 이제는 주인 의식을 갖고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5경기서 평균 12점 8.2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재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포인트가드로서 제 역할을 한다”라고 칭찬했다.

kt는 현재(20일 오전)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LG에 7경기 차로 뒤져 있다. 남은 경기 수를 감안했을 때 봄 농구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상위권 팀들에게 다크호스로는 다가설 수 있다. 남은 5라운드 일정도 SK, LG, KGC, 전자랜드 등 모두 순위 싸움에 한창인 팀들이다. 기세를 잇는다면 마지막 6라운드서 kt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

조 감독은 “모비스, 오리온전을 통해 경기 막판 고비를 이겨내는 습관을 키웠다. 그 2경기가 끈질긴 팀으로 변모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무기력하게 지지 않는다. 상당히 고무적이다”라며 남은 정규리그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t가 프로농구 막판 순위 싸움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kt 선수단(첫 번째), kt 조동현 감독(두 번째).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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