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옥중화' 고생한 고수를 향한 두 가지 평가 (종영②)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어이 꼬맹이!"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로 사극 드라마에 첫 도전한 배우 고수의 시작은 좋았다. 무게 있는 작품을 여럿 거쳐 온 그가 박력 있는 왈패 윤태원을 연기하자 '인생작 탄생'을 예감하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당초 '옥중화'는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의 컴백작인 데다 조선시대의 감옥 전옥서, 변호사인 외지부 등 신선한 소재를 앞세워 시작부터 화려한 주목을 받았다.

또 배우 이서진('다모'), 지진희('대장금'), 김남길('선덕여왕'), 김수현('해를 품은 달') 등 남자 배우들이 MBC 사극을 통해 스타 호칭을 얻은 만큼 '옥중화'에 도전한 고수 역시 큰 기대를 받았다.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다. 고수는 제작발표회에서 "큰 산을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넘을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지만 갓 닻을 올린 작품은 난항을 겪었다. 여주인공 진세연(옥녀)부터 무난하게 연기 경력을 이어 오던 정준호(윤원형), 박주미(정난정)까지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것.

설상가상으로 고수가 분량 실종에 캐릭터 설정까지 갈피를 못 잡으면서, 극의 중심에서 비켜간 것은 물론이고 서하준(명종)과 최태준(성지헌)의 그늘에 가려지기까지 했다.

이서진이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멋진 대사를 남기고, 왕 이훤 역으로 여심을 공략한 김수현이 그 인기로 대륙까지 접수한 결과를 떠올려 보면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극 초반 유들유들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연기적 변신을 성공시킨 점과 왈패로 시작해 상단 행수, 평시서 주부 그리고 외지부까지 변화가 잦았던 설정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부분은 인정을 받을 만했다.

어색할 때도 있었다. 낮은 목소리 톤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의 감정 표출 연기가 부자연스러웠다는 지적이었다. 억지로 성대를 긁어 소리를 낸 듯한 점이 그러했는데 특히 극 초, 중반에 두드러졌다.

죽을힘을 다해 51부를 달린 고수로선 미련이 크게 남았을 첫 사극이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건 조각 같은 외모로 더 돋보였던 그가 혼돈의 '옥중화'에서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로서 더 큰 기대를 받을 만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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