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지기' SK 김민식과 최정민, 서로를 말하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시즌 SK 와이번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있었다. 새 얼굴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 포수 김민식과 내야수 최정민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김민식은 백업포수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88경기에 나섰다.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시즌을 거듭할 수록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팀에 톡톡히 보탬이 됐다. 최정민 역시 다르지 않다. 전력질주와 슬라이딩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민식과 마찬가지로 88경기에 나서 타율 .329를 남겼다.

1989년생 동갑내기 김민식과 최정민. 하지만 이들의 인연은 동갑, 그 이상이다. 이들은 마산중학교, 마산고등학교에 이어 프로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민식은 2라운드, 최정민은 5라운드에 뽑혔다. 군 복무조차 상무에서 같은 시기에 했다.

그렇다면 김민식이 보는 최정민, 최정민이 보는 김민식은 어떨까. '15년 지기'인 이들이기에 더욱 솔직한 대답들이 오갔다.

-서로가 본 올시즌은?

최정민: (김)민식이를 10년 넘게 지켜봤는데 결혼한 이후로 성숙해진 것 같다. (김민식은 2014년 12월 6일, 최정민은 2015년 12월 5일 결혼) 결혼한 뒤로 눈빛도 달라졌고 훈련을 진지하게 하다보니 성과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항상 응원하는 친구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잘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

김민식: 결혼하다보니 간절했던 것 같다. 시범경기 때 합류해서 하는 것 보니까 책임감이 강해져서 하려는 의지가 보이더라. 기회가 없다가 고메즈가 다치면서 나갔다. 첫 날부터 3안타도 치고 잘했다. 올해 3할도 쳤고 내년에는 마음도 더 편해지니까 올해보다는 더 편한 마음, 여유 갖고 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때 같이 뛰다가 프로에서도 같은 경기에 적지 않게 나섰는데 신기할 것 같다

김민식: 대학교 때 잠시 떨어졌다가(김민식은 원광대, 최정민은 동아대) 프로에 같이 왔을 때 신기했다. 군대도 같이 다녀왔다. 근데 이제는 계속 붙어있다보니까 신기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다

최정민: 야구장에서 항상 같이 있다보니 신기하다고 생각을 안했다. 근데 원정을 다니면서 다른팀의 같이 야구했던 중, 고등학교 선배들이 '중, 고 때 같이하고 지금도 같이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돌이켜보게 된다

-예전에도 친했는지

김민식: 다같이 친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그대로 고등학교를 올라가서 '누구랑 누구랑 친하고 또 누구랑 친하고' 그런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봤을 때 인상이나 느낌

(최정민이 말을 꺼내려하자 김민식이 '진짜 말할거야?'라고 하면서 안절부절 못했다. 하지만 최정민은 '사실을 말해야 한다'며 다소 순화해 김민식의 첫 인상을 설명했다)

최정민: 승부욕이 남달랐다. 남한테 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 얼굴 표정은 아직도 기억난다(웃음)

김민식: 나도 덩치가 큰 편이 아니었는데 한참 작은 애가 오더라. 초등학교 때까지는 축구를 하다가 야구로 바꿨다고 하더라. 그런 경우에는 처음에 공을 많이 놓치는데 잘 잡더라. '잘하겠구나, 운동 신경있네'라고 생각했다.

-서로 평가하는 장점과 단점

최정민: (김)민식이의 장점은 멀티가 된다. 다 잘한다. 공수주 부족한게 없이 무난하게 한다. 기술도 뛰어나고 금방 잘 배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단점이라면 체력이었다. 오래 뛰는 것도 잘 못하고 체력이 약했는데 올해 체력운동을 제일 많이 해서 풀시즌을 잘 보냈던 것 같다

김민식: (최)정민이는 달리기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어서 어떻게든 기회가 많이 주어지더라. 내야안타든 대주자든 결과에 자신감 얻고 할 수 있는 부분 같다. 컨택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성실했다. 자신이 해야하는 건 빠뜨리지 않고 욕심내서 잘하더라. (단점은?) 직접 몇 번 얘기도 했지만 송구에 대한 부분만 조금 보완하면 될 것 같다.

최정민: (독백)그랬구나…. 내가 공 던지는 것 보면 불안했구나….

[SK 김민식(왼쪽)과 최정민. 사진=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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