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 빠진 그 후, KIA 3번타자 최적의 대안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적의 대안은 누구일까.

김주찬은 KIA 3번타순에 딱 맞는 타자다. 정교한 배트컨트롤과 빠른 발, 일발 장타력을 고루 갖췄다. 때로는 1~2번 테이블세터의 기동성을 극대화했다. 때로는 4~5번 타순의 폭발력에 기름을 부었다. 김주찬은 '유리몸' 오명을 딛고 올 시즌 내내 상위타선, 중심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러나 김주찬은 22일 광주 NC전서 정수민의 몸쪽 투구에 몸을 돌리다 등을 정통으로 맞았다. 좌측 견갑골 미세골절. 1~2주 정도면 통증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복귀 시점은 그 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딱 맞는 대안은 없다

김주찬이 빠진 KIA에 3번타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냉정히 말해 김주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타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KIA에 김주찬처럼 다재다능한 타자가 많지 않다. 일발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의 경우 정교함이 떨어지거나 발이 느리다. 발이 빠르고 애버리지가 높으면 장타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KIA뿐 아니라 다른 팀들에도 김주찬과 같은 유형의 타자는 많지 않다. NC 김경문 감독도 올 시즌 김주찬의 활약을 칭찬하면서 안타까워했다. 김기태 감독도 "김주찬의 부상이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다"라고 위안을 삼았다.

▲왜 필인가

김 감독은 23~24일 광주 NC전서 연이어 브렛 필을 3번 타순에 내세웠다. 필은 2경기 합계 7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테이블세터, 중심타선과의 시너지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김주찬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필을 3번에 내세우는 게 최적의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올 시즌 애버리지와 홈런 페이스 모두 뛰어난 이범호가 3번에 배치되면 5~6번 라인이 너무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 서동욱의 페이스는 썩 좋지 않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적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루율이 높은 나지완은 여전히 정교한 타격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필은 정교함과 일발장타력을 고루 보유했다. KIA 입단 후 3번 배치 경험도 있다. 결정적으로 김 감독은 "1~2번이 출루하면 (투수는) 3번타자에게 직구 승부를 많이 한다.(그래야 주자 견제에 용이하다) 뛰는 주자가 나가면 필이 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늘어난다"라고 했다.

최근 필은 예년보다 시원스러운 장타를 많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도 있다. 투수들이 예전보다 필에게 좋은 공을 많이 주지 않는 경향도 있다. 어쨌든 검증이 끝난 외국인타자다. 필이 집중견제를 받는 건 당연하다. 다만, 필이 3번에 배치되면, 좀 더 좋은 공을 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장타력도 살아날 수 있다. 물론 1~2번 타자가 많이 출루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런 점에서 김호령의 타격감 회복 및 테이블세터 복귀도 아주 중요하다.

최근 KIA 타선은 완만한 하락세다. 김주찬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열쇠는 필이 쥐고 있다. 3번 타순에서 테이블세터, 4~5번 나지완, 이범호와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발은 아주 빠르지 않지만, 현 시점에선 KIA에서 가장 영리한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다.

[김주찬(위), 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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