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이병헌·조승우 조합, 내 꿈이었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정말 쉽지 않은 캐스팅이었어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중요한 작품이거든요. 이병헌에 조승우,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니잖아요. 그 조합은 제게 꿈이었어요."

우민호 감독은 최근 영화 '내부자들'의 여러 호평에 파이팅이 넘치는 기운이었다. 지난 19일 개봉한 '내부자들'은 정식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최단기간 200만 돌파기록을 쓰고 있다.

우 감독은 영화의 힘에 대해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의 힘과 배우들의 명연기를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부자들'은 이병헌과 조승우, 백윤식 3강체제 라인업 소식만으로도 업계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고 관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배우들을 다 쓸어간 영화'라 불리기도 했다.

그만큼 우민호 감독은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스스로 쉽지 않은 캐스팅이라고 말하며 "크게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에 재미,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야 했기 때문에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당연히 이병헌씨가 안할 줄 알았어요. 기존에 깡패 역할을 많이 해왔던 배우들이 하면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병헌씨가 하면 참 멋진 일이겠다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아님 말고'라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건넸는데 3일만에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 기쁨을 느낄 틈도 없이 어안이 벙벙했어요."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의 연출자이자, 영화인으로서 이병헌과 조승우의 조합에 큰 기대감을 가졌다. 조승우 또한 인터뷰를 통해 "이병헌과 꼭 같은 작품을 하길 바랐다"고 말했던 바, '내부자들'은 과연 선수들의 무대였다. 극중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조승우는 검사 우장훈, 백윤식은 논설주간 이강희 역을 맡아 각자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올 듯 살아있는 열연을 펼쳤다.

"조승우씨는 자신이 없다며 세 번을 고사했었어요. 그런데 많은 설득을 했고 결국 같이 하게 됐죠. 캐스팅을 하고 보니 역시나 둘이 알아서 했어요. 사실 두 배우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다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전 단지 크게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배우들을 놀게 했어요. '내부자들'의 톤앤매너만 지키면 됐죠."

연기 내공 30여년의 백윤식은 악역에 도전, 투박한 안상구와 달리 펜끝처럼 날카롭고 두뇌회전이 빠른 인물을 연기했다. 우민호 감독은 백윤식의 묘한 긴장감을 주는 연기에 매료됐다고 밝히며 "장필우 역할의 이경영의 포스에 밀리지 않는 배우를 생각하다 백윤식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은 인터뷰 중간마다 이병헌의 칭찬을 하며 '이병헌앓이'를 보였다. 영화에서 20년의 안상구 세월을 연기한 터라 이병헌은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선보였고 코믹한 모습부터 섬뜩한 깡패로서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병헌씨는 얼굴을 틀 때마다 각이 달라져서, '이병헌 자체가 미장센'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들어오면 극중 미래자동차 도색창고나 콘테이너 창고가 꽉 메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는데도 말이 되는 그림이었죠. 그게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에요."

[우민호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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