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8강 이끈 '승부사' 최강희의 완벽한 줄타기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은 냉철한 승부사였다.

전북은 26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베이징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9일 안방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1, 2차전 합계 1승1무를 기록하며 4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한 경기였다. 1차전 1-1 무승부로 반드시 1골이 필요했다. 동시에 무실점이 요구됐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했다. 초반부터 강수를 띄워 이른 시간 선제골을 만들지, 아니면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베이징이 지친 후반에 승부를 걸지에 대한 선택이 필요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자’를 택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차전 홈에서 비겨서 초반에 승부를 걸지 후반에 걸지 고민했다”며 “준비한대로 후반에 승부를 건 것이 뜻한대로 잘 됐다”고 승리 배경을 설명했다.

시작은 이동국이었다. 원톱에 이동국을 세웠고 에닝요, 이재성, 유창현이 공격을 지원했다. 공수 밸런스에 중점을 둔 조합이었다. 변화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찾아왔다. 정훈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반 중반에 레오나르도가 투입됐다. 이어 후반에는 에두까지 가세하며 공격이 강화됐다.

에두가 들어오면서 이동국에 대한 견제도 분산됐다. 그 틈을 레오나르도와 이재성이 공략했고 후반 27분 마침내 베이징의 골문이 열렸다. 이재성이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에두가 수비 틈을 뚫고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

절묘한 줄타기였다. 최강희 감독은 서서히 공격 숫자를 늘렸다. ‘약’에서 ‘강’으로 세기가 올라가면서 철벽 같던 베이징 수비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수비에 대한 밸런스를 끝까지 유지했다. 김형일은 데얀 봉쇄에 온 힘을 쏟았다. 최강희 감독은 “수비에서 김형일이 데얀을 잘 막아 무실점이 가능했다”고 칭찬했다. 권순태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도 한 몫을 했다. 베이징 만사노 감독은 “전북 골키퍼가 잘했다”고 엄지를 세웠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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