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MVP' 양동근 "다른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른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된 모비스 양동근. 개인통산 3번째 MVP에 선정됐다. 양동근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양동근은 "정말 운이 좋은 선수이고 좋은 감독, 좋은 코치님들 밑에서 좋은 선수들과 운동을 같이하면서 상을 받아서 기쁘다. 다음 시즌 그리고 은퇴할 때까지 모두 MVP를 받는 날이 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상을 받을 때마다 민망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 우리 팀 다른 선수들도 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개인적인 욕심이 많이 없다.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그는 과거를 추억했다. "젊었을 때 받았을 땐 '이거 뭐지? 받아도 되나'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기분을 따지면 어렸을 땐 흥분이 많이 됐는데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다. 다른 선수들까지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땐 똥인지 된장인지도 몰랐다. 지금은 다른 선수들까지 생각하는 여유는 생겼다"라고 했다.

양동근은 다 같이 고생해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지만, 자신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는 "큰 상으로 기록을 남기게 돼 기쁘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함)지훈이, (문)태영이 형 라틀리프 이런 선수들이 없었으면 나도 여기 없었다. 과거 크리스 윌리엄스, 크리스 버지스 구병두 코치, (우)지원이 형 (이)병석이 형 그 형들 없으면 나도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젠 다른 선수들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큰 부상 없이 은퇴하는 것도 목표다. 동생들에게 '형이랑 같이 농구해서 좋았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MVP 상금은 다 좋은 일에 썼다. 이번에도 좋은 일에 쓰려고 생각한다. 3개(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한국농구대상) 모두 MVP 상금을 기부를 하지 못해도 좋은 일에 쓰겠다. 하나는 가족과 부모님을 위해서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양동근도 힘들 때가 많았다. 그는 "생각해보면 그동안 큰 슬럼프는 겪지 않았다. 팀 성적이 안 났을 땐 힘들어서 그게 슬럼프였다는 생각은 했다. 1~2게임 무득점하고 지고 그러면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족사진 보고 분위기를 전환했다.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말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얘기를 많이 하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양동근은 노장 대열에 접어들면서 출전시간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선수로 뛰면서 출전시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없다. 선수가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운동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벤치에서 조절해주는 것이다. 그런 것에 불만을 갖는 선수는 그 팀에선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양동근은 "유재학 감독님을 정말 닮고 싶다. 감독님이 비디오미팅 이후 '이 장면 봤니?'라고 질문하면, 아직도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간 흐름이 있다. 그걸 놓치지 않고 짚어내는 게 대단하다. 나도 지도자가 됐을 때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미래의 꿈에 대해서 말했다.

[양동근.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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