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든든한 버팀목’ 방신봉과 하경민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플레이오프가 눈앞에 다가온 한국전력에게는 ‘경험 부족’이라는 우려가 따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센터 방신봉(40)과 하경민(33)의 존재로 이를 불식시키려 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3-25, 23-25, 27-25, 25-21, 15-13) 역전승을 거뒀다.

1,2세트를 현대캐피탈에 내리 내준 한국전력이었지만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낸 뒤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4,5세트를 모두 가져가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한 3위 한국전력은 승점 61점(22승 11패)을 만들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한 발짝 다가섰다. V-리그 규정상 남자부는 3위와 4위의 승점차가 3점 이내여야만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따라서 한국전력은 남은 3경기서 승점 1점만 얻는다면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이날 한국전력의 대역전승 중심에는 두 명의 베테랑 센터 방신봉과 하경민의 열정과 투지가 있었다. 1,2세트를 모두 내준 한국전력은 3세트 막판 25-25로 팽팽히 맞선 듀스 상황에서 방신봉이 속공 득점에 이은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3세트를 가져갔다. 방신봉의 이날 경기 득점은 6득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3세트 듀스 상황서 잇따라 기록한 2득점을 포함한 6점은 모두 한국전력의 승리의 발판이 된 귀중한 점수였다.

하경민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선발 센터로 출전한 하경민은 5세트까지 모두 활약하며 블로킹을 무려 7개를 기록하는 등 총 11득점으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방신봉과 하경민, 두 베테랑 센터가 없었다면 이날 경기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한국전력이었다.

경기 후 방신봉은 “나는 항상 (하)경민이랑 (최)석기가 먼저 들어갔다가 둘 중 한 명이 잘 안 되면 대타로 들어가는 역할이라 오늘도 뒤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며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승점) 1점이라도 따자고 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특히 두 선수 모두 이날 자신의 친정팀이었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고, 패한 현대캐피탈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라는 우울한 결과를 받아야 했다. 이를 바라본 하경민의 감정은 복잡했다.

하경민은 “현대캐피탈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만 갖고 있다”며 “한국전력에 온 뒤 현대에 처음 졌을 때 억울함 보다는 실력 차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는 현대캐피탈을 이기는 날이 오기를 바랐는데 후배들이 정말 잘 해줘서 생각보다 그 날이 빨리 왔다. 스타팅으로 들어가는 최고참으로서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팀에 피해만 줬었는데 이후 많이 바꿔보려고 한 것이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다가올 포스트시즌에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전력은 현재 2위인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팀 내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경험 부족’ 문제를 드러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하경민은 경험 부족 우려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경민은 “경험이 없는 것은 OK가 더할 것”이라면서 “우리 팀은 저라도 경험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보지 않아 흔들릴 우려가 있다. 단기전이 처음이기 때문에 제가 감독으로서 준비 과정을 잘 가져가면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등 향후 플레이오프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한국전력은 이제 플레이오프 직행에 승점 1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경험 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방신봉과 하경민이라는 든든한 형님들의 존재는 큰 무대를 앞둔 한국전력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 선수들.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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