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유재석, '전설' 이경규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MBC방송연예대상]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맨 유재석이 다섯 번째 MBC 방송연예대상을 수상했다. MBC 방송연예대상 최다수상 기록은 개그맨 이경규의 6회이다.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2014 MBC방송연예대상이 방송인 김성주, 배우 김성령, 가수 박형식의 사회로 진행됐다.

방송 사상 최초로 시청자의 문자투표로 대상 수상자가 결정된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의 방송연예대상은 '예상대로' 유재석이 차지했다. 두터운 팬덤을 갖춘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시청자투표에서 막강한 화력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여지없이 들어맞았고, 개그맨 박명수, 김구라, 서경석, 배우 김수로와의 경쟁에서 유재석은 투표수 67만7183표 중 44만2458표란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유재석이 대상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6년과 2009년, 2010년, 그리고 '무한도전' 팀 전체가 대상을 수상한 2007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번 수상으로 유재석은 '살아있는 전설' 이경규가 보유하고 있는 MBC 최다 대상 수상 기록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이경규는 1991년과 1992년, 1995년, 1997년, 2004년, 2005년까지 무려 6번의 방송연예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바 있다.

다가오는 2015년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시청자 투표의 틀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유재석의 분신과 같은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예능프로그램으로 쉽지 않은 1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은 그의 2년 연속 수상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단순히 상의 개수뿐만이 아니다. 유난히 선배 예능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았던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수상소감을 통해 선배의 책임감을 다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수상소감 말미 "프로그램은 저희를 포함해서 시청률이 안 나오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이지만, 사실 우리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오늘 저희 후배들, 동료들이 이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 오지랖 넓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만 더 꿈을 꾸고 무대가 필요한 많은 후배들에게 내년에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는 말로 잔치에 함께 하지 못한 MBC 코미디언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시상식에서 이경규, 개그우먼 박미선, 이경실 등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덧 후배들을 위해 어려운 말을 꺼내는 '선배' 유재석의 모습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만든 감동 중의 하나였다.

[개그맨 유재석. 사진 = MBC 제공,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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